8만명이 싸이 강남스타일…대한민국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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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응원전 방불…빌보드 1위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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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가수’ 싸이(PSY)의 서울시청 광장 공연은 가히 전 국민, 아니 전 세계인의 축제를 방불케 했다.

마치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 응원을 하는 것처럼 시민들은 열광했고, 싸이는 ‘국가대표 가수’로서의 역량을 여지 없이 드러내며 열정적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무료 공연인 ‘국제가수 싸이 서울스타일 콘서트’는 4일 오후 10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무대 양 옆에 마련된 대형 화면 속 흰 시계로 카운트 다운을 표시하며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화면에 ‘오늘 우리가 여러 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 됩니다. 10만 동포 대동단결 합창과 말춤을 보여주십시오’ 등의 글귀가 나타나자, 모인 시민들은 함성으로 답했다.

싸이는 공연 전 “이곳에 (월드컵 응원 때문에) 4년에 한 번씩 오는 때 그 때보다 더 (인원이) 많은 것 같다. 말도 안 된다”며 감격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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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질서 속의 무질서’를 강조하고, 동시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잘 노는지 (세계인들에게) 보여줍시다”라고 크게 외쳤다.

공연은 그야말로 아시아인으로는 역대 최초로 ‘빌보드 차트 2위’라는 쾌거를 이룬 싸이를 향한 전 국민적 열망과 기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콘서트 시작 반나절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국민들과 외국인들로 4일 밤 11시에는 경찰의 예상 추산 수준이었던 5만명을 훨씬 넘어선 8만 여명이 순전히 싸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시청 광장을 찾았다.

이들은 공연 직전에는 자연스럽게 길을 트고 한 줄로 줄맞춰 이동하며 자리를 잡았으며, 공연이 시작되자 '오빤 딱 내 스타일'이라고 적힌 카드를 들고 일제히 싸이를 연호하며 공연을 즐겼다.

박소희(20, 혜화동)씨는 "지금 친구랑 같이 왔는데 사람 때문에 밀리고 있어 힘들긴 하지만 말춤도 추고 재밌을 것 같다"며 "싸이를 원래 좋아해 콘서트도 다녔는데 오늘 특히 기대된다. 콘서트도 빌보드도 다 1위하시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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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엄기용(31)씨도 "일하다 왔는데 싸이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참 큰 것 같다"며 "한 순간 싸이에 대한 존경심도 든다. 꼭 빌보드 1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무대에서 스스로를 "올해로 데뷔 12년을 맞았고, 12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 12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신인가수가 된 싸이"라고 소개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첫 노래인 ‘롸잇나우’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 같이 한쪽 팔을 높이 들고 형형색색의 형광 막대기를 흔들었다. 객석에서는 '브라질' 국기도 휘날렸다.

싸이가 “대한민국 뛰어!”라고 소리치면 모두가 제자리 뛰기를 시작했고, ‘연예인’, '새'에는 합창으로, ‘흔들어주세요’에는 흥겨운 춤으로 모두가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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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 왔다가 주변 사람들과 금세 친해졌다는 류방현(58)씨는 "싸이가 너무나 자랑스러워 공연을 보러왔는데 직접 와서 보니 멋지고 자랑스러운 심정"이라면서 "싸이는 국위선양을 한 가수이고, 앞으로 더더욱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나게 춤을 따라 추던 불가리아 출신 크리스토퍼씨는 "싸이 강남스타일 노래밖에 모르고 왔는데 와서 다른 노래들도 다 너무 좋아하게 됐다"면서 "즐겁고 멋진 공연"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싸이는 에메랄드, 흰색, 형광 노랑 등 다양한 색에 반짝이가 달린 의상을 바꿔가며 공연을 매끄럽게 이어갔고, 화려한 불쇼와 초록색, 은색 레이저를 이용해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공연 중간 중간 전 세계적인 신드롬과 드넓은 시청 광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는 감격과 국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누군가는 해낼 줄 알았지만 그게 저일 줄은 저도 몰랐다"고 했고, "(빌보드) 1위를 하지 못했는데도 자리를 마련해준 서울시와 경찰분들, 원래 행사도 연장됐고 대중교통도 연장됐다고 하는데 배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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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제가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요"라며 "어쨌든 기대치가 너무 커져버려 부담스럽지 않냐고 주변에서들 말씀하시는데 제가 딴따라라 그런지 괜찮다"며 담담하게 심경을 전했다.

'아버지' 노래를 부르기 전에 싸이는 본인의 아버지와 두 딸이 이 자리에 있다고 밝히면서, 아버지 노래를 담담히 불렀고, '모두의 아버지'를 향한 진심어린 노랫말에 관객들은 하나 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싸이는 '여러분' 노래를 관객들에게서 이어 받아 부를 때 감동한 듯 눈물을 애써 참는 모습을 보였고, 댄스곡들이 이어진 다음에는 흥분한 듯 무대 위에서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소주 반 병을 비우기도 했다.

싸이의 공연 마지막은 유투브 조회수 3억 6,000만건에 달하는 '강남스타일'로 채워졌다. 강남스타일은 앵콜 공연 전 마지막곡으로 한 차례 불렸지만, 대미의 장식은 역시 강남스타일이었다.

"멀리 타국에서 홀로 외롭게 불렀던 그 노래"라는 싸이의 소개와 함께 시작된 강남스타일에 관객들은 신나게 말춤을 추며 팔을 위로 높이 휘두르며 원을 그렸다.

싸이는 급기야 쓰고 있던 선글라스와 웃통을 벗어던진 채 말춤을 췄고, 관객들도 흥분해 소리를 지르면서 싸이를 연호했다. 콘서트는 오후 11시 50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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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이날 4개 대대 8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세종대로와 소공로 등 주변 도로를 통제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막차시간을 연장하고 시내버스 우회운행도 실시했다. 지하철 1~9호선 막차 운행시간은 종착역 기준으로 오전 1시에서 오전 2시까지로 1시간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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