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새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대통령 관심사업이라는 이유로 과다편성된 '창조경제' 사업 등 불요불급한 문제예산 5조원 가량을 삭감하고, 법인세 감세철회 3대 법안을 통과시켜 연평균 9조6,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기로 했다.
특히 예산안의 법정 심사 기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충분한 논의와 심사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강조하며 매년 논란이 되는 '쪽지 예산'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예산안 심사의 5대 기본원칙 등이 담긴 2015년도 예산안 심사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새정치연합은 부자감세 철회와 소득중심성장 세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세제개펀안 관철을 통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민생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재벌 대기업에 대한 특혜성 비과세 감면 폐지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법인세율 정상화 등 이른바 ‘법인세 감세철회 3대법안’을 통과시켜 2020년까지 53조8,200억원, 연평균 9조6,3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창조지식 경제단지 조성사업 ▲원격의료 제도화 기반구축 사업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 사업 ▲DMZ 평화공원 조성 사업 ▲KF-16 성능개량사업 등 '부실 방산' 사업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 사업 ▲'묻지마 예산'인 특수활동비 ▲국토발전 역사관 건립 ▲하이브리드차량 구매 보조금 지원 ▲국가하천유지 보수 등을 10대 핵심 삭감 사업으로 정했다.
이처럼 추가 세수와 5조원 가량의 문제사업 삭감을 통해 확보된 예산은 ▲기초연금 확대 실시에 따른 지방부담 경감 ▲3∼4세 아동 누리과정 국가 책임 강화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사회보험료 사각지대 해소사업 등을 포함한 10대 핵심 증액 사업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집권 이후 만성적자가 계속되고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만큼 예산안 심사에서 무엇보다 재정건전성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며 "재원 마련을 위한 유일하고 효율적인 방안은 재벌ㆍ대기업에 대한 감세 철회"라고 밝혔다.
백 정책위의장은 "'창조 경제' 관련해서도 이름만 '창조'이지 내용적으로 '창조 경제'인 것은 거의 없다"면서 "'초이 노믹스'의 개별 사업 측면에서도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관련된 특혜성 예산이 있는지 특별히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정부의 새해 예산을 '무책임·반서민·무대책' 예산으로 규정하고 "예산 심사를 두고 12월 2일을 황금률처럼 여겨 기일을 맞추라는 요구와 그러다 보면 졸속심사가 된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며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간사 입장에서 시한 내 처리에 동의하지만 이것이 심의의 발목을 잡는 빌미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선진화법에도 단서규정으로 여야 합의에 따라 예외를 두는 규정이 있다"며 "전후사정을 무시하고 시한 내 처리 목소리만 나오는 것은 심의 권한을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 시한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기일을 지키는 것보다 충실한 심사에 방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매년 논란이 되는 '쪽지 예산'에 대해서도 "쪽지예산은 절대 받지 않겠다. 밀실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상임위 등에서 제기된 사안만 예결위에서 논의하겠다"며 "새누리당 이학재 간사도 같은 입장이어서 여야 공히 쪽지 예산을 받지 않겠다는 건 합의된 사항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등 이른바 '서민 증세'와 관련, 기재위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주민세와 자동차세는 인상 폭을 물가인상률과 비교해서 엄밀하게 검증하겠다"며 "다만 담뱃세의 경우 개별소비세 신설과 국세 추가에 명백히 반대한다. 지방소비세와 건강증진부담금 인상 대목은 상임위에서 면밀히 검토해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 의장 역시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역진성이 높은 담뱃세 인상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정부가 먼저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법인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면서도 "국민 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낮춰야 하는 것도 분명해서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