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자위대 KC-767
오락가락 말도 많았던 독도 합동기동훈련이 7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시작됐다.
막판 결정 과정에서 해병대 헬기 상륙훈련이 취소되는 등 규모가 축소되면서 맥이 빠지긴 했지만, 독도 합동기동훈련은 일본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마땅히 실시해야 할 영토수호 훈련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일각에서는 ‘독도전쟁’ 시나리오까지 내놓는 등 대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물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현실성도 크게 떨어지는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무기들이 등장하고 양국 군사력까지 비교가 되면서 호사가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일본의 ‘초전 압승’을 예견하는 주장도 적지 않다.
주장의 근거는, 초반 전세의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제공권(制空權)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독도는 울릉도에서 87.4km, 일본 오키섬에서는 157.5km가 떨어져 있다.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문제는 비행 접근성이다. 우리 전투기가 독도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공군 11전투비행단은 330km 가량 떨어져 있다.
반면, 오키섬은 우리 11전투비행단이 있는 대구의 절반 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대잠초계기 등이 언제든 뜨고 내릴 수 있는 2,000m 활주로까지 갖추고 있다.
우리 전투기가 독도에 먼저 도착한다 하더라도 전세는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 기름이 금방 바닥나기 때문이다.
우리 주력 전투기 4종의 독도 작전가능시간은 사실 ‘창피한’ 수준이다.
F-5는 작전이 아예 불가능하고, F-4는 3분에 불과하다. 우리가 자랑하는 KF-16도 고작 30분 남짓, 최신예 F-15K가 80분 정도 버틸 수 있을 뿐이다.
일본은 오키섬 활주로뿐만 아니라 ‘하늘 주유소’라 불리는 공중급유기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전투기들이 독도 상공에서 수시로 연료 공급을 받아가면서 맘껏 공중전을 펼칠 수 있다는 뜻이다.
서둘러서 울릉도에 활주로를 건설하고, 우리도 공중급유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공중급유기 한 대의 전투력은 전투기 20대 이상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투기들이 작전 현장에서 제때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작전수행능력이 크게 높아질 뿐만 아니라, 연료 탑재량이 줄어드는 만큼 무장 탑재량이 더 늘어나 공격력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 이르면 2014년 공중급유기 실전배치
F-15K 공중급유 훈련
우리 공군에도 이르면 2014년에 공중급유기가 실전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13년도 국방예산 요구안에 공중급유기 도입 관련 예산도 포함됐다.
계획대로라면 2013년 후반기에 기종이 결정된다.
우리 공군이 앞으로 어떤 기종의 공중급유기를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항공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공중급유기를 통해 대강의 제원과 성능을 가늠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현재 미국 보잉사(社)의 KC-767(Tanker) 4기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용 B767-200ER 항공기를 군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필요할 경우 병력 수송기로 용도를 변경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공중급유기 겸 수송기다.
길이 48.5m, 폭 47.7m, 높이 15.8m에, 순항속도 마하 0.86, 항속거리는 7,200km(30t 적재시)에 이른다. 최대 이륙중량은 약 176t이며, 200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항공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67과 마찬가지로 B767 기종을 개량한 것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도 보잉사의 B737-700 기종을 개조한 것이다. B737이 B767에 비해 덩치가 작긴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KC-737 역시 우리 공군의 공중급유기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결정적 약점이 있는데, 지금까지 B737 기종을 개량한 공중급유기가 실전배치된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EADS(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A330 MRTT(Multi Role Tanker Transport)도 후보 기종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 ‘독도의 눈’으로 안보환경 변화 직시해야
태극기와 독도함
물론 공중급유기나 울릉도 활주로만으로 만사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제공권뿐만 아니라 제해권(制海權)에서도 우리가 일본에 뒤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몇몇 군사적인 요소 때문에 ‘독도전쟁’에서 일본이 우세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또한 지나친 단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일본이 ‘기겁하는’ 미사일 전력 등 절대 우위에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있다.
일본과 전쟁을 치르자는 것이 아니다. 사실 독도는 지금 ‘일본의 독도 도발’ 이상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바로 남북대치 국면을 넘어 한일대결의 이면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동북아시아지역의 안보환경 변화다. 중국의 팽창과 일본의 몸부림, 그리고 미·중 힘겨루기 본격화….
이같은 변화들을 ‘독도의 눈’으로 직시하면서, 대한민국 영토를 지켜나가야 한다. 독도는 0.187453㎢의 작은 섬이 아니다. 99,720㎢의 대한민국 영토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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