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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원의 헛돈이 들어간 국가자전거도로 사업은 4대강 자전거 길과 잇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2. 7. 9 헛돈 쓰고 있는 국가자전거도로 사업)대전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고, 보행로에 자전거도로가 2개가 만들어진 곳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자전거도로 노선이다.
이 도로는 X축으로 대전을 관통하는데, 정부가 4대강 자전거 길과 연계하도록 노선계획을 수립해 금강 자전거 길과 이어진다.
정부가 오는 2014년까지 금강 자전거 길과 잇도록 하면서 대전시에 107억 원을 지원하기로 해, ‘나랏돈’을 받은 대전시는 이미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구간이라도 같은 곳에 다시 자전거도로를 하나 더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대전시는 “국가 자전거도로와 4대강 자전거 길 잇기 사업이 졸속 추진은 아니다”라고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전국 도로망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4대강 자전거 길과의 접근성을 고려한데다, 지자체의 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확정했다”고 했고, 대전시 관계자도 “정부와 협의해 결정된 노선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국가자전거 기본계획 수립 때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전문가는 애초부터 무리였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자문위원을 맡았던 A씨는 “노선을 정할 때 전제조건이 4대강 자전거도로와 전국 'ㅁ'자 도로망과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미 외부 노선이 정해졌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꼭 필요한 노선을 찾기보다는 구색 맞추기식으로 간선망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노선 자체가 무리가 있다는 일부 자문위원의 지적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의 ‘국가자전거도로 기본계획 용역 보고서’에서도 4대강 자전거 길 설치 구간을 검토해 국가자전거도로와 연계하도록 노선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노선을 살펴본 환경단체도 밀어붙이기식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인위적으로 4대강 자전거 길과 최단거리로 연결하다보니 도심에서는 생활 교통수단의 구간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외곽에서는 레저용으로도 무리가 되는 노선”이라고 말했다.
양흥모 처장은 “이용 대상과 수요, 목적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자전거도로”라며 “간선축은 지역 생활권의 자전거도로가 먼저 확충된 뒤 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무턱대고 장거리만 설치하는 격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행안부는 이에 대해 “해외 사례를 토대로 레저용 인프라를 먼저 갖추면 점차 실생활에서도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