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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순방을 다녀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소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라질 쿠리치바의 오페라하우스인 '오페라 데 아르메'를 인용해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했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를 비판했다.
남미의 무상 의료체계와 선진화된 교통시스템 등 9박 13일 간의 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성과와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다.
박 시장은 "채석장의 채석이 끝난 다음 황폐화된 장소를 시장이 3개월 만에 오페라하우스로 만들었더라"며 "철근 콘크리트가 아닌 와이어(철사)로 만들었는데도 너무 아름다웠다"고 쿠리치바 오페라하우스를 방문했을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서울시가 과거에 추진했던 천억원 규모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가 연상됐다"며 "돈을 그렇게 많이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 많더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는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총 사업비 6,735억원의 대규모 한강예술섬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오세훈 시장 시절 부지 확보와 설계 용역 등으로 550억원 투입했으나 박 시장 취임 이래 지난 2월 전면 백지화된 뒤 도시 농업 공원으로 조성돼 운영 중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 도시 정책적으로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도시계획적으로 미래를 통찰한 다음 정책을 세우기보다 기업이나 민원인들의 요청으로 허가할지 수정 제안할지를 결정하는 소극적인 도시 정책을 가져왔다"며 "쿠리치바를 방문해 보니, 이들은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