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의혹들…檢, 최시중·박영준만 베고 끝내려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또다른 측근은' '대선자금 전용은'…물음표 속 한계 드러낸 수사

sseee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에 대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의 한달에 걸친 수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중간발표'임에 따라 향후 수사가 더 진전될 여지는 있지만, 검찰의 이날 발표가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을 해소시키기엔 부족했다는 안팎의 평가다.

야당이 당장 “최고 권력자를 보호하기 위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 'MB멘토', '왕차관' 말고 더 없나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라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최측근으로 통하던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구속시켜 재판에 넘겼다. 의문은 비리에 연루된 다른 'MB측근'은 없느냐에 있다.

파이시티 건설 사업은 이미 초기부터 최고 수조원대의 개발이익이 예상돼왔고, 이 사업을 인허가할 경우 당국은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권력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로비가 뒤따랐을 것이란 의혹의 근거가 여기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전 위원장의 경우 서울시의 인허가 결정 당시 한국갤럽의 회장이란 '외부인'이었다. 또 박 전 차관은 서울시 정무국장이긴 했지만 직책 상 인허가에 직접적 권한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파이시티의 '시설변경' 승인을 내준 시점이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퇴임 직전이었고,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에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 신재민 주간조선 편집장 등 현 정권 관계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알려진 상태다.

최시중·박영준 외에 다른 MB측근에 대한 로비 의혹이 여전히 '기각'될 수만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파이시티 로비는 인허가 과정이 길었고 사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성공한 로비로 보기 어렵다”면서 추가 로비 가능성을 낮췄다.

◈ 대선자금 전용 가능성은

수사 초기 최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MB하고 직접 협조는 아니라도 내가 독자적으로 (2007년 대선 관련) 여론조사를 했다. 정치는 사람하고 돈을 빚지는 것 아니냐”면서 혐의를 시인했다.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의 로비스트 이동율(구속기소)씨로부터 돈을 받은 게 맞다는 뜻이다.

최 전 위원장의 이 말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를 위해 돈을 썼다는 얘기로 이해됐고, 대선자금 수사 필요성도 각계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박 전 차관의 경우도 안국포럼 사무실 등에서 이씨로부터 뭉칫돈을 건네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국포럼이 바로 2007년 대선 때 MB경선캠프였다.

특히 검찰 발표에 따르면 2008년 2월 최 전 위원장은 이씨로부터 2억원을 수수했다. 이는 파이시티로부터 전달된 돈일 가능성이 높다.

이정배 전 대표는 앞서 CBS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2월 이동율씨가 대선 때 개인적으로 쓴 4억원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해 준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파이시티의 로비자금이 어느 경로를 통했든 결국 MB캠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검찰은 “최 전 위원장 관련 계좌를 대대적으로 추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박 전 차관은 안국포럼에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 한계가 분명한 수사

검찰의 '중간' 수사는 결국 최시중·박영준 두 사람에서 멈췄다. 이는 일단 검찰 수사를 제한하는 수사 환경 자체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억원을 뿌린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 본인이 기본적으로 “최시중·박영준 두 사람 외에 다른 로비 대상자는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어왔다. 자신의 처벌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려는 것으로 보이는 이 전 대표의 이같은 태도는 검찰 수사를 더 견인하지 못했다.

돈이 오간 시점이 과거라는 점도 수사의 걸림돌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계좌추적이 어려운) 현금으로 주고받았고, 시점도 5~6년 전이라 추적이 안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번 수사에서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할 만한 부분도 없지 않다.

이번 사건의 또다른 핵심 피의자,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은 수사 초 일찌감치 해외 도피해버렸다. “이 회장이 입국하면 관련 의혹에 대하여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설명은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이다. 이 대목에서는 수사정보 유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 권재진 법무부 장관의 '청부수사' 의혹에 대해 검찰은 “2년전 통화내역은 확인할 방법이 없고, 최 전 위원장이나 권 장관도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의혹 당사자가 부인하면 끝이냐”고 비꼬았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검찰 발표에 대해 “검찰이 대통령의 멘토와 최측근을 구속기소했음에도 국민은 수사결과 발표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검찰 수사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논평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