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
부산 사직야구장 내 매점이 위탁에 재위탁을 거치면서 수억 원의 권리금이 오가는 검은 뒷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구장의 주인인 부산시와 시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은 롯데 자이언츠는 재 위탁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 롯데자이언츠, 사직구장 1년 10억 900만 원 사용료 내고 시로부터 위탁야구도시 부산의 자랑인 사직야구장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부산시는 올해 10억 9백만 원의 사용료를 받고 구장 사용권을 롯데자이언츠에 위탁했다.
시로부터 구장을 위탁받은 롯데자이언츠 측은 그라운드와 관중석 등을 제외한 구장 내 30개의 매점 중 26곳의 운영권을 롯데의 자회사인 코리아세븐 측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롯데 측은 코리아세븐으로부터 구장 전체 사용료의 3분의 1가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는 "롯데리아와 커피숍 등 4개를 제외한 26개 매점 운영권을 코리아세븐측에 위탁했다"며 "시로부터 구장 전체를 받았다 하더라도 매장운영까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고 말했다.
◈ 구장 내 매점 재위탁 받은 코리아세븐, 일반인들 상대로 권리금 장사 의혹
하지만 롯데자이언츠로부터 매점 운영권을 건네받은 코리아세븐측이 일반인을 상대로 억대의 권리금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구장 내 매점 운영에 참여한 A씨는 코리아세븐 측과 1억 8천만 원의 권리금을 포함해 모든 2억 3천만 원 전대료를 조건을 전대차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A씨는 "후배와 함께 매점을 공동운영하는 과정에서 권리금을 포함한 전대차계약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계약서에 나와 있는 2억 3천만 원의 전대료 중 1억8천만 원이 권리금이고, 나머지 5천만 원이 임대보증료이다"고 말했다.
A씨는 매점에서 결제된 카드대금을 카드사로부터 정산 받은 코리아세븐측이 이 중 80%만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게 안에 코리아세븐 물건이라고는 카드결제기 밖에 없었다"며 "한 달에 보통 11경기가 열린다고 보면 5천만 원~6천만 원의 매출이 나오는데, 이 중 20%를 코리아세븐측이 차지하고 나머지를 매점주들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러한 사실을 매점의 운영권 등기를 하려는 과정에서 후배를 포함한 자신들이 해당 매점의 용역업체로 등록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운영권 소유자를 변경하기 위해 롯데자이언츠와 시에 확인해 보니 우리가 우리 매장의 용역업체로 등록돼 있었다"며 "실제로 운영을 하는 우리가 왜 용역업체냐고 물어봤지만 명확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점 두 곳을 운영한 A씨의 전대차 계약서에 적혀있는 전대료가 2억 3천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26개 매점이 낸 전대료는 구장 전체 사용료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측은 협력업체 차원에서 외부업체에 매점 운영을 맡긴 사실은 있지만, 권리금이나 전대계약을 맺은 사실은 없다고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 부산시, 롯데자이언츠는 뒷짐만…사직구장 매점의 권리금 장사 의혹에 대해 부산시와 롯데자이언츠 측은 자신들은 위탁을준 입장이어서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세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롯데자이언츠와 위탁계약을 하면서 구장의 운영권과 관련된 사항이 롯데측으로 넘어가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롯데자이언츠 측도 개별 임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매점 운영권을 넘겨 줬다면서도 자세한 사항은 코리아 세븐측에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는 "매점 운영계약을 할 당시 개별임대를 할 수 없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며 "운영권을 넘긴 상태라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세한 사항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도시 부산의 상징인 사직야구장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검은 뒷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