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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옥녀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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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이성권 숲해설가

제주CBS '브라보 마이 제주'<월-금 오후 5시 5분부터 6시,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에서는 매주 목요일 제주의 식물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옥녀꽃대'에 대해 한라생태숲 이성권 숲해설가를 통해 알아본다.
옥녀꽃대

 

요즘 고사리가 한창입니다. '고사리 9형제'라 할 만큼 채취를 해도 왕성한 자생력을 자랑하지만 가뜩이나 비가오고 나면 성장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고사리가 올라오는 시기가 되면 제주의 들판은 고사리를 채취하는 사람들로 한동안 북적입니다. 전통적으로 제사음식으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고혈압 등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한 듯합니다.

고사리가 올라올 때 쯤 햇볕이 잘 드는 돌담 아래나 반그늘의 풀밭을 터전으로 피어나는 특별한 꽃이 있습니다. 옥녀꽃대입니다. 옥녀꽃대는 제주도를 비롯해서 남부지방과 서해안의 일부 섬 지역에서 자랍니다. 키는 가장 많이 자라면 40cm 정도 되고 넉 장의 잎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옵니다.

옥녀꽃대는 보통 주변에서 보는 꽃과는 달리 단순한 꽃구조 때문에 모습이 특이합니다. 꽃잎은 없고 흰색 수술이 길게 뻗어 나와 꽃술은 더욱 돋보입니다. 수술은 세 갈래로 보이지만 아래 부분에서 합쳐지고 이 곳에 노란색 꽃밥이 있습니다. 더욱이 꽃밥은 안쪽에 숨어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암술은 자루가 없고 암술머리와 씨방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옥녀꽃대는 무리지어 자라 꽃이 필 때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꽃에서 풍기는 그윽한 향기는 독특한 모습과 더불어 한번 보고 나면 다음 해에도 보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꽃이 피어있을 때는 똑바로 서 있지만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꽃대를 약간 숙이는 듯 합니다.

옥녀꽃대는 모습만큼이나 이름도 특이합니다. 처음 이 꽃을 만났을 때 수수한 꽃 이름 때문에 한번 더 눈맞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옥녀꽃대는 1930년대 일본인 학자 나카이에 의해 거제도 옥녀봉에서 발견됐다고 하는데 채집지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남도지방에서는 최근까지 '홀아비꽃대' 또는 '과부꽃대'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옥녀꽃대와 비슷한 홀아비꽃대와 확실한 차이가 있어 지금은 옥녀꽃대라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발견될 당시에는 신종으로 발표되면서 한국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취급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0여년전 일본, 중국의 것과 다르지 않다는 연구 결과에 의해 특산식물에서 제외되기도 했습니다.
홀아비꽃대

 

옥녀꽃대를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는 꽃이 홀아비꽃대입니다. 옥녀라는 이름이 여성스러운데 비해 홀아비라는 남성의 이미지 때문에 함께 떠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홀아비꽃대는 전국적으로 분포하여 옥녀꽃대 보다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오히려 옥녀꽃대보다 보기 힘든 듯합니다. 아마도 해발고도가 조금 높은 오름이나 계곡 주변에서만 자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홀아비꽃대도 옥녀꽃대 못지않게 이름이 정감이 있습니다. '꽃잎이 없이 꽃대 하나가 외롭게 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올라오는 모습은 귀여운 듯 하면서 소박하고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을 뿐 외롭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두 종 모두 홀아비꽃대과 속하는 식물들로 모습이 비슷하여 자주 보지 않는 사람들은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특징으로 구분이 됩니다. 홀아비꽃대는 해발 400m 이상 되는 보다 높은 곳에서 저지대에 자라는 옥녀꽃대 보다 조금 일찍 꽃을 피웁니다. 수술은 옥녀꽃대가 홀아비꽃대에 비해 2배정도 길고 홀아비꽃대에서는 옥녀꽃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꽃밥 하나가 수술대에서 보입니다. 또 잎 가장자리가 옥녀꽃대가 더 날카로운 편입니다.

수수하고 소박한 꽃 이름 때문에 오래 기억되는 꽃들이 있습니다. 그 꽃들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 이름을 잘 지었을까’하고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옥녀꽃대, 홀아비꽃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옥녀꽃대가 피고 벌써 5월입니다. 봄도 거의 막바지에 와 있습니다. 많은 꽃들을 보고 싶은데 올 봄에 만나지 못한 꽃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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