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파업을 맞고 있는 KBS·MBC 사측이 잇단 강공으로 이번 파업에 대응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24일 50일째를 맞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파업에 팀장급 PD 간부들이 기자 해임에 반발해 보직을 던지고 합류했다.
파업에 참여한 간부는 '도전골든벨' 이석진 팀장 등 교양국 6명, '역사스페셜' 장영주 팀장 등 다큐멘터리국 7명,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성근 팀장 등 드라마국 3명 등 모두 22명이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공영방송 KBS의 중간 간부 본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보직을 내려놓고 파업 중인 동료 선후배들과 뜻과 행동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동료에게 '해임'이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진 서글픈 상황에서 중간 간부로서 참담함과 더불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궁색한 변명 뒤에 몸을 숨긴 우리들의 무책임함이 결국 오늘의 사태에 크게 일조했다"고 반성했다.
KBS 사측은 앞서 지난 20일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인 최영경 기자에게 성실·품위유지 위반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KBS새노조는 간부들까지 파업에 참가한 만큼 더욱 강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KBS새노조 남철우 홍보국장은 "간부가 사퇴하고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KBS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지금처럼 파업 적극 해결이라는 사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총파업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을 결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파업 86일차를 맞은 MBC 노조도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시사교양국·보도제작국을 해체한 개편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MBC 기자회, 시사교영국 평PD 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사프로그램을 말살하는 김재철 사장은 퇴진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조직개편에 대해 "회사 안팍의 퇴진 여론에 몰린 사장의 맹목적인 충성맹세"라면서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한 광기 어린 탄압을 시청자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사측은 지난 20일 시사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나누고 보도제작국을 해체해 편성제작본부 산하 시사제작국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