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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의 후폭풍이 심상찮다.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흥행 돌풍은 물론 영화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또 대법원은 '최근 상황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입장을 내놓기도 했고, 경찰은 '모방범죄'를 우려해 석궁에 대한 안전 관리에 나섰다.
영화를 관람한 법조계의 반응도 시시각각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부러진 화살'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극 중 박원상이 연기한 박준 변호사의 실제 모델인 박훈 변호사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그는 최근 '박훈 변호사의 세상만사'란 블로그를 개설, '부러진 화살'에 관련된 자료를 올려놓기 시작했다.
영화 못지 않게 그의 블로그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박훈 변호사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센터에서 9년간 상근 변호사로 있다가 2008년부터 경남 창원에 개인 사무소를 냈다.
지난 2001년 대우차 부평공장 집회 때 해직 노동자들 앞에 서기도 했다.
그리고 올 4월에 있을 2012년 총선에 창원시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많은 부분 영화에 참여한 박 변호사는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경험"이라고 소감을 전한 뒤 "노련한 거장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 그리고 웃음과 슬픔, 분노와 통쾌함이 함께 있다"며 "묘한 패러독스가 있으면서 사법부를 실화에 근거해 정면으로 공격하는데서 오는 카타르시스도 있는 것 같다"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다음은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박훈 변호사와 주고 받은 일문일답이다.
▶ '철학 있는 양아치' 변호사로 그려달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영화는 무조건 재밌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법정 장면은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법정 밖에서 자유로운 제가 망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리타분한 정의에 찬 변호사가 아닌 양아치적 행동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 그것을 양아치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그래도 생각 있는 변호사여야 한다는 뜻에서 '철학 있는 망가진 변호사'로 그려 달라고 했다.
▶ 영화 속 캐릭터와 얼마나 비슷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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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싱크로율로 따지면 80% 정도라 할 수 있다.
어떤 지인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박훈인데' 하면서 영화를 봤다고 하더라. 그만큼 비슷하다.
▶ 변호를 맡기 전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이 사건을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보았을 때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동시에 '아집 있는 교수의 돌출행동'이라고 봤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사법부를 욕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봤고, 그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이 안되면 주먹이 나가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김명호 교수 사건을 뒤늦게 맡게 된 과정은? 초기에 사건 내용에 동의되지 않아 거절했다.
그런데 자꾸 연락이 오고, 심지어 법원을 통해 선임의뢰서를 구치소에서 보내왔다.
1심 선고를 앞두고 1박2일 동안 성동구치소에 접견을 갔다.
또 언론을 통해 1심 재판 과정을 보면서 석궁에 판사가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싶어 선임을 승낙했다.
김명호 교수는 나 보고 "반성하라고 하지 마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난 "반성하지 않는 확신범을 좋아합니다"라고 했다.
▶ 진보 성향이 강한 박훈 변호사와 보수적 성향의 김 교수의 만남 자체가 눈길을 끈다. 정지영 감독도 이 점이 흥미롭다고 하더라. 김 교수는 '법대로 하라'는 보수적 입장이었고, 난 법이 어떻게 입법되고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잘 알고 있다.
법은 '지배권력의 도구'라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사법부가 엉망으로 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
여하튼 (김 교수와) 많이 싸운 편이다.
재판정에서 서로 말을 하려고 해 미리 분담을 했다.
▶ 대법원은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법조계의 반론도 만만찮다.법조계의 반론은 너무 미약하다.
석궁을 들고 갔고, 집을 사전 답사했다는 것과 석궁에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하고 무슨 상관인가. 알 수가 없는 동문서답으로 물타기 수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석궁을 들고 판사 집을 찾아가 협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석궁에 맞지도 않는 것을 맞았다고 주장하면서 그걸 상해죄(기소 전까진 죄명이 살인미수였다.) 등으로 징역 4년을 때리니 정말 분노가 치솟아 올라왔다.
분명히 말하지만 석궁에 맞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피해자 옷가지에 묻은 혈흔이 피해자의 혈흔인지도 밝혀지기도 않았고, 결정적 증거인 부러진 화살은 어디로 간지도 모른다.
▶ '부러진 화살'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가? 사법부가 국민의 감시의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법원장급 이상을 선출직으로 뽑고, 국민참여 재판을 대폭 강화해 국민참여 재판을 받고 싶은 사람은 모두 받아야 하고 참여재판이 구속력이 있는 결정으로 변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재판은 전 과정이 녹음, 속기돼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또 이 사건 자체로만 보면 전면적인 재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다시 밝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재심신청을 할 생각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아직 김명호 교수의 입장을 듣지 못해 추후 논의해 볼 생각이다.
▶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진보정치 운동에 적극적인 사람이다.
작년에 진보정당들간의 통합 논의가 있을 때 경남지역의 '진보의합창' 집행위원장을 하면서 진보정당간의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1년을 보냈다.
그런데 진보정당 통합이 실패하자 진보진영의 통합 정치 정신 구현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노동자, 민중, 서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다.
※ 박훈 변호사 약력
-1966년생 -광주 금호고·고려대 법학과 졸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30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원(2001~)
-전국금속노조 대의원(2001~2002)
-전국금속노조 법률원 경남소장(2004~2008)
-박훈 법률사무소(2008. 5~ )
-19대 총선 경남 창원을 무소속 예비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