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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과 관련해 '정보력 부재'를 드러낸 국가정보원이 이같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언론에 다른 정보를 흘려 물타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열차의 위치와 움직임 등 민감한 내용을 흘린 것인데 국방부에서는 사뭇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의문만 증폭되고 있다.
앞서 원세훈 국정원장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발표한 김 위원장 사망 시점에) 김정일 전용 열차가 평양 용성역에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이 어디에 가려고 (열차에) 탄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원 원장은 관련해 "북한 발표를 그대로 믿기는 애매한 대목이 있고 확인해봐야 할 대목이 있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정보위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이 국가가 풍전등화에 처한 엄중한 상황에서 정보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원 원장이 직접 흘리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열차가 멈춰 있었다는 원 원장의 주장에 대해 의원들은 시간대별 위성 사진 등 증거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했지만 국정원측은 처음에는 준비 시간을 이유로, 나중에는 보안상을 이유로 증거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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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사망 시점과 장소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정원은 뒤늦게 발을 빼고 있다"며 "남북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불장난을 하지 말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추궁했다.
이어 최 의원은 "한나라당 강경 매파 의원들이 질문하면 원 원장이 답변하는 식으로 이상한 정보를 흘리고, 그 의원들이 또 언론에 흘리면서 정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면서 "북에서 이걸 보고 뭐라하겠나. 쉬운 말로 초상집에 불 지르는 격인데 계속 남북대결로 가겠다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안의 진위 여부도 밝혀야 하지만 이런 행위 자체도 역적 같은 행위"라며 "원 원장은 열차 문제에 대해 우선 입증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은 "이런 시기에 북한의 공식 발표를 명확한 증거도 없이 부정하고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외교 안보 라인의 책임을 분명하게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