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지역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 도전에 앞서 정치적 검증을 받아야 대권 행보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로 주변에서 강하게 설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강남 승리 가능성 높아…대선주자 입지 굳히기안 원장과 가까운 한 전직 의원은 29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교수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주변의 얘기를 들으면서 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조언했는지에 대해선 "지금으로서는 노코멘트"라면서 "적당한 때가 되면 말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실제로 안 원장 측근은 최근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정치 컨설팅을 받았으며, 해당 컨설턴트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 등지를 골라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강남에 나가더라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고, 여기서 이길 경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굳힐수 있다는 전략이다.
안 원장이 총선에 출마하기로 하고 강남지역을 선택할 경우 선거 판도에도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이 한번도 의석을 뺏긴 적이 없는 강남지역에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서울은 물론 가뜩이나 선거판세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선거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 원장이 에세이집 출판을 내년 1월 초까지 매듭지으려는 것도 총선 출마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행 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이내에는 총선 후보의 출판기념회를 열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다만 출판기념회를 열더라도 대규모 세를 과시하는 기존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와는 완전히 개념이 다른 인터넷상의 출판기념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의 '멘토'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2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에 뜻이 있다면 내년 총선에 나와 정정당당하게 검증과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신비주의로 인기를 관리하는 태도로는 나라를 이끄는 정치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대선주자로서 월등한 1위를 달리고 있는 안 원장이 굳이 총선부터 여의도에 발을 넣어봐야 경쟁자의 견제를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흠집'이 날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안 원장이 내년 총선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 경우 대선 경쟁도 그만큼 빨라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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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정치행보…'야권통합'이 관건현재로서 그의 정치 행보를 결정지을 최대변수는 야권통합이다.
야권통합이 유권자의 감동을 일으키며 제대로 된 모습으로 성사되고 새로운 통합신당이 높은 지지를 받을 경우 안 원장의 보폭은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안 원장은 총선에 나오더라도 제3신당을 만들기 보다는 새 통합신당에 합류해 이 틀안에서 대권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
경우에 따라선 10.26서울시장 선거때처럼 '킹 메이커'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야권통합이 지분.경선 룰 싸움으로 불협화음을 내며 신선감이 떨어지면 신당 창당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진 중도층이 안 원장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거세지면 창당의 당위성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야권통합이 어렵사리 진행되고는 있지만 곳곳에 '지뢰밭'이 깔려있어 '안철수 신당'의 불쏘시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와 당권도전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선(先)통합 결의-후(後) 통합 경선'에 합의했지만 민주당 전대 룰을 놓고는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통합의 대의에 동의했다고 하지만 정치적 이해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당권 도전자인 우제창 의원은 "우리가 가는 통합의 길에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갈등, 혼란, 무능으로 가면 안철수 신당이 뜰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전병헌 의원도 "특히 작은 이해에 얽매여 통합논의가 '제3신당설'의 변방으로 밀려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당내 갈등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