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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미 FTA와 관련해 여야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당내 강경파를 향해 "쇼 한번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당이 요동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강경파의 주장은 내용도 잘 모르고 무조건 반대하는 게 선(善)이라고 생각하는 강경한 당 지지자들에게 쇼 한번 보여주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짓밟히는 쇼 한번 하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원내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상당수 의원들은 격분했다.
이종걸 의원은 "김진표 원내대표의 한미FTA 반대 투쟁에 대한 인식에 절망을 느낀다"며 "한미FTA 반대 투쟁에 온몸을 던져가며 앞장 선 개혁진보진영과 한미FTA로 피해를 입게 될 모든 이들의 면전에 인분을 투척한 것과 같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쇼를 하고 있다면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2중대, 트로이 목마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냐"며 "협상을 통해 얻을 건 얻어내야 한다는 김진표 원내대표가 협상 테이블에서 얻어낸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이러한 인식이 국민에게 민주당이 한미FTA에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하는 것이며,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정략적으로 접근한다고 오해받는 원인이 된다"면서 "이번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정중히 건의드린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유선호 의원은 "이유야 어찌 됐든 이런 기사가 보수 일간지에 비중있게 보도되도록 한 원내대표의 처신은 매우 부적절했다"며 "강경파니 온건파니하는 분류야말로 당을 분열로 이끄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지도부는 당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사람이지, 당의 입장을 변경시키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최대한 실리라도 챙겨야 한다는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자"고 덧붙였다.
반면 끝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의 발언 취지에 공감을 표하는 의원도 있었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물리적 충돌로 갈 경우 후유증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길게 갈 것"이라며 "여야와 정부는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안철수 신드롬이 나온 이유를 되새기면서 타협을 이뤄내도록 다시 한번 노력해야 한다"면서 "타협을 내지 못하는 국회는 더이상 국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