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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 "대한민국 역사관은 식민지 근대화론에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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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 "시민역사관 건립한다" -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

이이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9월 29일 (목)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여러분 잘 아시지요? 18년의 준비작업 끝에 친일인명사전을 내서 화제가 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이번에는 시민역사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하네요. 최근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지나친 역사 왜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관련된 이야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원로 역사학자이시지요.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지내셨고, 또 서원대학교 석좌교수도 지내셨던 이이화 선생님 모셨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이이화>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건강 어떠십니까?

▷이이화> 예, 괜찮습니다.

▶정관용> 선생님께서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지내셨던 게 90년대 초반이지요?

▷이이화> 예, 90년대 초반에, 거기 기본이 한 5년이에요. 그래서 96년에 다른 분이 맡아가지고.

▶정관용> 그렇지요. 그게 그러니까 벌써1 5년이나 흐른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이화>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요즘 어디 매일 나가시는 곳은 있으시고요?

▷이이화> 매일 나가지는 않는데, 좀 바빠요.

▶정관용> 바쁘셔야지요.

▷이이화> 왜 바쁘냐 하면은 뭐 내가 계획하고 있는 집필도 해야지.

▶정관용> 그렇지요.

▷이이화> 또 두 번째로는, 어떻게 역사 이야기는 뭐 자꾸 무슨 문제가 자꾸 생겨요. 그래서 오늘날 마치 역사전쟁이라고도 표현을 하는데, 그걸 간단히 말하면 일본의 교과서 문제라든가, 또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하고 정신대 같은 것도 자기네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이런 교과서를 만들기도 하니까. 또 중국에는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또 새로 뭐, 거기에 별게 다 있어요. 우리 백두산 문제라든가 단군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래서 그런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정관용> 일본 문제, 중국 문제? 게다가 요즘은 또 국내에서도 논란이 많고.

▷이이화> 그렇지요. 이 지금 시민역사관과 관련이 되는 또 국내 역사문제들이 굉장히 많아요. 식민지 근대화론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정관용> 역사 교과서에 민주주의라고 쓸 거냐, 자유민주주의라고 쓸 거냐, 식민지 근대화론. 뭐 이번에 반영은 안 되었지만, 이런 논란도 있고.

▷이이화>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지금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이른바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다큐 어떻게 볼 것이냐, 정말 논란이 한두 가지가 아니군요.

▷이이화> 그렇지요. 복잡합니다.

▶정관용> 그런데 조금 아까 뭐 계획하고 있던 집필 또 말씀하셨는데, 그동안 선생님 내신 책이 100종이 넘지 않나요?

▷이이화> 예, 그렇다고들 해요.

▶정관용> 아, 그걸 정확히 모르세요?

▷이이화> 잘 모르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정관용> 아니, 본인이 쓰신 책을 잘 몰라요, 몇 종을 쓰셨는지?

▷이이화> 예, 몰라요. 그런데 또 하나는 나도 어떨 때 보면 출판사 요구 때문에 그렇기도 하는데, 중복되는 게 있어요. 그리고 또 조금 수정 좀 한 것을 뭐 체제를 달리 하고 이렇게 내는 게 있어요.

▶정관용> 아, 뭐 증보판, 이런 것들?

▷이이화> 예, 그런 것도 있고, 그래서 이것을 갖다가 인터넷에 들어가서 보니까 별개의 새 저술로 자꾸 해서 그래서 혼란이 와요. 그래서 대체로 백 권 정도, 권수로 백 권 정도로 보면 됩니다.

▶정관용> 지금 쓰시고 계신 건 어떤 겁니까?

▷이이화> 지금은 이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책들이 있어요. 가령 한류가 막 뜨잖아요. 요새. 그런데 이 한류는 사실 대중가요라든가 이 전통문화하고 좀 관계가 없지요. 뭐 다른 게 약간 섞여있기는 하지만은. 그래서 이제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 거기에는 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음식도 있고, 우리 주거생활, 이런 것들이. 그것을 다 또 영역을 해야 되고, 일본어로, 중국어로 다 번역을 해야 돼요. 그 계약을 맺었어요, 김영사라고 하는 데랑. 그래서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래서.

▶정관용> 바쁘실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이화> 예, 그래서. 그리고 집필 기간에 이제 또 강의도 나가야 되니까.

▶정관용> 알겠습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서 시민역사관을 건립하자. 그래서 50억원을 모아서 활동을 본격화시켜보자, 지금 이런 일들이 추진되고 있는데, 우선 시민역사관, 어떤 겁니까? 뭐하는 곳이지요?

▷이이화> 그러니까 이게 이야기하자면, 말이 좀 긴데, 가령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독일이 2차 대전 끝나고 홀로코스트라든가 제노사이드, 이런 것들을 다 묶어가지고 아주 자료관을 잘 만들어놓았어요. 정말로 반성을 하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지요.

▶정관용> 자기들이 저지른 만행을 그대로 기록하는 자료관?

▷이이화>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 가보면 이것도 뭐 오래 된 것은 아닌데, 근래에 야스쿠니 신사를 확장하면서 옆에다 자료관, 전시관, 기념관, 이런 성격의 것을 모아놓았어요. 그게 뭐 가미가제도 있고, 뭐, 뭐라고 할까, 다 모아놓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거기 가보면, 반성이나 이런 것보다도 마치 자기들이 이런 역사를 걸어왔다는 식으로 딱 깔려있어요.

▶정관용> 자랑하듯이?

▷이이화> 그렇지요. 그런 거예요. 기가 막혀요. 독일하고 일본하고 대조를 해보면 정말 정 반대예요.

▶정관용> 그러네요.

▷이이화> 이게 참 뭐라고 할까, 착잡한 마음인데.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땠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박물관도 많고 하지만 대개 전통 박물관이에요. 그리고 전쟁기념관 같은 게 있어요. 그런데 그건 한국전쟁이고 또 전쟁 중심이에요. 그래서 그건 성격이 좀 다르고.

▶정관용> 독립기념관이 있잖아요?

▷이이화> 예, 그런데 독립기념관 그건 독립 쪽에 중심을 두고 있어요. 그 다음에 이제 근래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온 뒤에 대한민국 역사관이라는 것을 지금 진행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11월에 개관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습니다, 광화문에.

▶정관용> 맞아요. 지금 광화문 옛날 문화관광부 있던 건물 그쪽에다가 지금 짓고 있는 거지요?

▷이이화> 예, 그런데 왜 이걸 우려하느냐면 이게, 소위 요새 뉴라이트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학자들이. 그 사람들이 좀 주도가 되고, 또 이명박 정부가 자기들끼리 역사관이라고 할까 정서가 맞았는지 이렇게 가다보니까 이게 제대로 우리 식민지의 수탈상이라든가 그 리얼한 그런 생활상 같은 것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판단이 들었어요. 사실은 이건 오히려 급조한 것이고, 오히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민역사관은 지금 오랜 준비를 거치고 온 것입니다. 그래서 자료 내용 같은 것은 조금 뒤에 이야기하더라도 그 기본 출발한 목적이 거기에 있어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11월에 개관하는 대한민국 역사관, 이것이 역사의 한 면만 담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는 거지요?

▷이이화> 그렇지요. 벌써 약간 알고 있는데, 식민지 근대화론과 상당히 밀착이 되어 있어요.

▶정관용> 그래요?

▷이이화>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아직 개관은 안 했지만은 정말 염려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건 정부에서 하는 것인데, 우리는 어떤 점에서 순수한 시민들이, 국민들이 모금을 통해서 추진하는 것이지요.

▶정관용> 시민 모금을 통해 정부가 만드는 대한민국 역사관에 대항할 만한, 대적할 만한 역사관을 만든다? 그런 겁니까?

▷이이화> 뭐 대항, 대적한다는 건 이상하지만, 아무래도 자금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로 그렇지만은 우리의 의지는 거기에 담겨있다, 이렇게 볼 수 있지요.

▶정관용> 그럼 주로 어떤 것들을 담으시려고 하는 거예요?

▷이이화> 그게 이제 상당히 좀 다양합니다. 단순한 자료관이나 박물관 식이 아니고, 물론 자료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뭐 그림, 책만이 아니라 신문자료, 그림 자료, 뭐 이런 것들도 많이 있고, 또 영상자료도 있어요. 또 녹음된 것들. 이런 것들을 다 모으고.

▶정관용> 지금 그런 자료는 어디에 모아져 있어요?

▷이이화> 개인 개인 모았어요, 지금. 지금 민족문제연구소의 제일 지하에 임시로 일부를 이렇게 수집한 것을 정리했고. 또 전시를 하고 있고.

▶정관용> 그러니까 오래 전부터 이런 자료관을 만들기 위해서 쭉 자료는 수집해 오셨군요?

▷이이화> 그렇지요. 그래서 지금 한 1만여 점이 있는데, 돈 주고 산 것도 있고 또 기증을 받은 것도 있고, 또 아주 우리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은, 정신대 관련된 자료라든가, 강제동원 관련된 자료라든가 이런 게 있어요. 가령 내가 이제 싱가포르를 한번 간 적이 있어요. 거기에 전쟁기념관이 있어요. 식민지 기념관 비슷한 게 있어요. 거기도 이제 말레이시아하고 치열하게 싸웠거든요. 영국군하고, 일본군이. 그래서 거기 가면 일본군들 한자로 군대에 처음 나갈 때 마을에서 환송식을 해줍니다. 그러면 띠를 둘러요, 여기에다가. 무훈장구 뭐 이런 걸.

▶정관용> 그렇지요. 가서 뭐 공 세우고 와라, 이런 내용이지요?

▷이이화> 그리고 소리를 천황폐하 만세, 이렇게 기록하는데, 이런 것들도 여러 개가 수집되어 있어요. 그걸 보면 나도 어릴 때 그걸 봤어요. 그래서 그걸 보면 참 실감이 납니다. 야, 이렇게까지 우리 강제동원을 했다, 이 정도가 아니라 그걸 보고 있으면, 아, 강제동원 어떤 방식으로 했나. 이런 것을 수집해서.

▶정관용> 주로 일제 침탈과 관련된 자료들입니까?

▷이이화> 예, 그렇지요. 그게 중심이 되고, 그 다음에 그때 식민지 생활상들. 이게 참 식민지에서 어떻게 살았는가. 또 동시에 독립기념관이 있기는 있지만은,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에 관련된 자료들. 이것까지 다 포함된 것이지요.

▶정관용> 주로 이제 일제시대 자료들인데, 말씀 들어보면, 제가 알고 있기로 정부가 하고 있는 대한민국 역사관은 일제시대뿐 아니라 현대사, 해방 이후의 역사도 다루겠다, 라고 했는데.

▷이이화> 그렇지요.

▶정관용> 우리 시민역사관은 그쪽 부분에 관한 자료는 지금 별로 없습니까, 어떻습니까?

▷이이화>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집중된 것은 아니지요. 어디까지나 식민지 시대의 생활과 관련된 것들.

▶정관용> 주로 집중되어 있다?

▷이이화> 이게 사실은 처음에는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게 건국이니 이런 이름을 가져다 붙였어요.

▶정관용> 건국절, 이런 말을 쓰려고 했었지요.

▷이이화> 건국이라는 말은 바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의미하는 것인데, 좀 그쪽에 대한민국 정부가 얼마나 합법적이냐, 정통성 있느냐, 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그 상당히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차별성이 있는 것이지요.

▶정관용> 대한민국 역사관이 식민지 근대화론에 근거한 역사자료관이 될 우려가 있어서 식민지 수탈사에 관련된 자료들을 충분히 모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시민역사관을 짓는다. 이렇게 요약하면 되겠네요?

▷이이화> 아, 그러니까 우리가 먼저 시작했지만은, 성격은 그렇게 구분할 수가 있어요.

▶정관용> 지금 언제부터 이걸? 오래 되셨다고 했는데, 본격적으로 50억원 모아서 해보자, 이렇게 시작된 건 언제부터입니까?

▷이이화> 그러니까 그게 이제 처음에 반민족문제연구소 임종국 선생 유지를 받들어서 시작을 했다가 이제 친일인명사전을 만드는 준비를 오랫동안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 이 친일인명사전은 정말로 국민이 만들어낸 것이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이이화> 정부 돈도 일부 주다가 끊어버리고. 이럴 때에.

▶정관용> 18년이 걸렸지요.

▷이이화> 예, 시민들이 막 모금을 해가지고 이렇게 만들어낸 거예요. 그래서 성공했습니다. 이게 참 뭐라고 할까, 값도 비싼데 많이 사주시고. 그래서 이걸 하면서 또 우리가 두 번째로는 이제 정말 이 박물관적인 성격, 유물, 유적 자료를 전부 모아야 되겠다, 이것도 모아둘 것이 아니라 정말 대중들에게 보여주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한 것이지, 몇 년, 뭐 정부에서 돈을 착 받아서 뭐 수집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정관용> 갑자기 생긴 건 아니다?

▷이이화> 예.

▶정관용> 그럼 지금 모금이 얼마나 되어 있어요?

▷이이화> 50억 계획이지만은, 아까 이야기한 친일인명사전이 뭐 원체 방대한 책이라서 베스트셀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이 사주셨어요. 그런데 정부 측에서 사준 건 아니고, 뭐 학교 도서관 이런 데에 다 공급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하여튼 일단 접어두고라도, 개인도 많이 구입을 했어요. 그래서 이제 그 돈이.

▶정관용> 판매대금?

▷이이화> 예, 판매대금을 한 5억 잡고 있어요. 그 다음에 이제 송기인 신부가 진실화해위원장을 맡으면서 받은 월급이 있어요. 그런데 신부님이니까 월급 받으셔서.

▶정관용> 기부를?

▷이이화> 예, 전부 여기에다가 기부를 했어요, 한 푼도 쓰지 않고. 그게 1억 정도 되고. 또 자체에서 모금한 게 조금 있고. 그래서 10억원은 현재 뭐.

▶정관용> 모아져 있다?

▷이이화> 예, 10억은 대충 확보되어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 앞으로 그래서 대대적인 뭐라고 할까, 친일인명사전 낼 때처럼 국민의 호응을 기대해야 되고, 또 그런 계획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우리 진행을 맡으신 정 선생님 같은 분들도 많이 관심을 좀 가져주시기를 바라고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다음 주에 모금 콘서트를 한다고 들었고, 거기 이 선생님도 직접 나가신다고요?

▷이이화>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콘서트에서 뭐하세요?

▷이이화> 그러니까 이게 일종의,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고, 물론 거기에 내용이, 음악 내용이 여러 가지가 있지요. 이제 우리 참 민족이 수탈을 당하고 고통을 받았나, 하는 것들과 곁들여서 그런데 거기에 그걸로 그냥 콘서트로만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이이화> 설명을 해줘야 돼요. 그러려면 역사학자라든가 그런 사람들이, 이쪽의 일을 보는 사람들이, 그래서 나도 상임대표의 자격으로, 또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니까 청중들이 궁금한 것도 많을 것 아닙니까?

▶정관용> 일종의 토크 콘서트로군요, 요즘 유행하는?

▷이이화> 그렇지요. 질문도 하고. 그러면 대답도 해주고. 그래서 고은 선생님 같은 분도 말도 잘 하시니까 또 고은 선생도 같이 나가고.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또 친일인명사전 낼 때 정말 큰 공헌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이 나가서 청중과 같이 대화를 하는 것이지요.

▶정관용> 목표가 언제입니까, 시민역사관. 언제까지?

▷이이화> 아, 그래서 그것은 이제 뭐 가급적 빨리 하면 좋은데, 진행을 봐야 되지만, 그래도 한, 현재 민족문제연구소 밑에 임시 보관하고 전시하고 있는데, 참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아요. 우리 아무리 예정을 해도 안 되는데, 앞으로 최소한도 뭐 2년이라든가 이 정도 안에는 해야 될 것 아니냐.

▶정관용> 최대한 빨리 하자?

▷이이화> 예.

▶정관용> 지금 무슨 예정지 이런 데가 있나요?

▷이이화> 그것이 없어요. 그래서 그게 문제예요.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가 용산 미군기지가 들어왔을 때, 지금 현재 박물관을 지어놓고 있잖아요. 우리가 거기에다가 정말로, 독립기념관은 저 밑에 있지만은, 여러 가지 우리 의병활동이라든가 이런 것들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걸 거기에 집중했으면 좋지 않겠느냐.

▶정관용> 과거에 그런 의견이 있었지요.

▷이이화> 그렇지요. 그래서 그런 주장을 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이제 참여정부 때지요. 그런데 그게 무산이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그게 끝났어요. 그래서 그게 정말 민족공원으로 만들어서 아까 우리 이런 시민역사관도 그런데 있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

▶정관용> 그런데 이제는 어렵게 됐고, 거기는. 다른 장소를 찾아야지요?

▷이이화> 예, 그래서 찾아야 되는데, 시내 중심부야 뭐 비싸서 되지도 않고, 어디 서울에서 비교적.

▶정관용> 가까운 곳?

▷이이화> 교통이라든가 편리한 곳으로 이렇게 예정을 하고 있어요.

▶정관용> 아까 뭐 일본에 의한 여러 가지 역사 왜곡,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 말씀하셨습니다만, 요즘 우리 국내에서, 아까 뭐 직접 말씀하신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 이런 분들하고 치열한 논쟁들이 막 벌어지지 않습니까? 그건 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이이화> 이게 이제 소위 우리 근대, 또 현대 시기에는 정말로 이데올로기 문제가 심각했어요.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설명 안 해도. 뭐 사회주의 계열도 같이 또 독립운동하고. 가령 중국 같은 데에도 그런 문제가 있어요. 봉건 모순의 문제, 민족 모순의 문제. 그래서 국공합작도 민족 모순을 더 중시해야 된다. 우리나라도 그 경향과 비슷해요. 더욱이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 속에서 하나는 사회주의 체제를 가지고 있고, 하나는 민주주의 체제, 그쪽도 민주주의라는 말은 쓰지요, 물론. 그러니까 자유민주주의라고 자꾸 우기는 것은 범위를 축소하는 거예요.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이 유일하다는 그런 약간은 교조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민주주의라고 하면 상당히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정관용> 그런데 그쪽 분들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 속에는 사실 사회민주적 요소도 들어있는 거다, 라고 또 주장하시더라고요.

▷이이화> 그런데 그것은 괜히 그냥 자꾸 말장난이고. 실제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면은 독립운동 과정에서도 좀 포괄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제가 그런 걸 여쭤본 것은 지금 여기에서 민주주의가 옳으냐, 자유민주주의가 옳으냐를 말씀을 드린 게 아니고, 그런 논란이 한동안 없다가 요즘 상당히 강하게 나오고 있는 그 이유, 그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이이화> 그렇지요, 그게 바로 오늘 질문하신 의도도 그런 것 같은데, 괜히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게, 이게 원래 영국에서 나왔지만, 일본 학자들이 만들어낸 거예요. 미개한 나라, 이걸 문명, 문화를 이끌어주었다, 이러게 한 것이, 공장도 지어주고, 철도도 놓아주고, 의료시설도 만들어주고, 다 이렇게 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그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를 수탈해놓고, 우리나라 물자를 얼마나 수탈해갔는가. 해방 직전에 공출이라는 제도가 있었고, 이런 것들을 다 수탈해간 거예요. 그리고 강제동원이 있었고, 또 심지어 정신대 같은 젊은 처녀들을 데려다가 군 위안부로 갖다가 하고. 그런 것도 다 부정하고 있고. 그리고 또 하나.

▶정관용> 그러니까 식민지 근대화론을 설파하고 널리 확산시켜서 뭘 얻고자 하는 거지요?

▷이이화> 자, 그렇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철도를 경부선, 경의선을 놓았는데, 그게 만주사변을 일으켜서 만주도 식민지처럼 만들었잖아요? 그랬는데 이게 전부 교통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통 편리를 위해서 만든 게 아니라 전부 일본으로 물자를 실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지요. 그런데 그걸 갖다가 식민지를 위해서 했다든가, 또 우리나라 사실 공장, 그때 안 지어줬어요.

▶정관용> 선생님, 지금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면 일본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은데, 식민지 근대화론을 자꾸 설파하려고 하는 국내 학자들의 배경, 의도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이이화> 그게 이제 간단히 이야기하면 일본 식민지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한국의 발전의 토대는 거기에 있었다. 그러면 거기에 해방 이후에 친일파들이 득세를 했고.

▶정관용> 그 역사를 긍정하기 위한?

▷이이화> 예, 그리고 이제 오늘날 일본의 우익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런 정치적인 미묘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봅니다.

▶정관용> 그런 배경 하에서 여태까지의 논란들이 있었고, 또 그 배경 하에 대한민국 역사관이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으시다. 그 말씀이시로군요?

▷이이화> 예, 그렇지요.

▶정관용> 11월에 개관한다고 했지요, 대한민국 역사관? 이이화 선생님의 우려가 제발 틀렸기를 바라면서 대한민국 역사관은 지켜보도록 하고요. 이것과 무관하게 시민의 자발적 모금으로 시민역사관을 짓는 것은 또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거니까요. 큰 성과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이화>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예, 이이화 선생님 함께 만나봤습니다. 내일 뵙지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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