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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고교 선택 범위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서울 지역의 고교선택제가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지역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고교선택제를 일부 학군에만 적용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학교를 강제 배정하는 내용의 '후기고 학생배정 방법 개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2학년인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2013학년도부터는 중부와 강남학군에서만 정원의 일정 비율을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뽑고, 나머지 학군은 통학 거리를 우선으로 거주지 학군 내 학교에 강제 배정한다.
앞서 지난 4월 시교육청이 서울 소재 34개 고교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교 1·2학년생들은 학교를 선택할 때 통학거리(19.1%), 학교 학습분위기 (15.7%), 명문대 진학성적 (15.6%) 등을 우선 순위로 꼽는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집에서 멀거나 비선호 학교에 배정될 것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았고, 교사들 사이에서는 특목고 또는 자율고를 축소하고 근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하는 일반고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현행 고교선택제를 지지하는 경우는 16.8%에 그쳤다.
고교선택제는 강제 배정 방식으로는 진학할 수 없는 다른 지역 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자율과 경쟁을 통해 공교육의 수준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학교서열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시교육청은 8일 오후 공청회를 연 뒤 교사와 학부모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