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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 예보에 대비 및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21일부터 무기한 섬을 개방하지 않습니다.'
지난 20일 세빛둥둥섬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문이다.
지난달 21일 부분 개장한 반포대교 아래 인공섬인 세빛둥둥섬이 장마 기간 동안에 있을 수도 있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2011 문학과 음악이 흐르는 한강 행사1- 책, 오페라로 만나다' 공연은 다음달 23일로 연기됐다.
문제는 매년 장마철이나 태풍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때마다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강 일대에서 가장 저지대인 반포 한강공원 옆에 있는 세빛둥둥섬은 잠수교보다도 낮아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는 6~7월 장마기간에는 수시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지난 2009년 3월 세빛둥둥섬 공사 착수때부터 '장마기간 등에 안전우려로 인한 운영 차질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세빛둥둥섬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분석해 설계가 진행됐고, 200년 홍수빈도를 고려해 홍수때 안전을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세빛둥둥섬은 개장 한 달만에 기상청의 장마 예보가 발표되자마자 '수해방지'를 이유로 문을 닫았다.
세빛둥둥섬이 장마철마다 문을 닫게 되면 사업성에 문제가 생기고, 민자사업의 특성상 손실이 발생하면 세금으로 충당해 줘야 한다.
이에 대해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김대관 교수는 "그렇게 되면 민자사업자와의 계약상 서울시가 수익을 보전해 줘야 하는데, 그 재원은 시민들의 세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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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CBS가 입수한 '플로팅 아일랜드 조성 및 운영 사업협약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플로섬이 빌린 돈을 갚는데 적극 협조하고, 예상수입금액을 책정하면서 대관료와 주차요금을 해마다 4% 상승시키는 등 불공정협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도 "장마철과 집중호우 기간, 한겨울 등을 빼면 7,8개월 사이에 1년 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매달 1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는 불가능하다"며 "서울시가 왜 플로섬에 '특혜'를 줬는지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장마철이나 집중 호우 등으로 운영을 못할 상황도 모두 계산에 넣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플로섬은 장마기간에 세빛둥둥섬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장마와 홍수가 플로섬의 수익에 지장을 주겠지만 서울시가 사업성을 보장하는 기관도 아니고 이는 플로섬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섬운영자인 플로섬 관계자도 "위험해서가 아니고, 개장 이후 첫 호우 예보를 맞아 시험을 위해 문을 닫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장마철뿐만 아니라 버스 운행 빈도가 낮고, 지하철역과 거리가 있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인공섬에 겨울철 거센 칼바람을 맞으면서 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장마 뒤 주차장 청소 같은 관리 비용까지 서울시가 사실상 지원해주는 점을 감안하면 세빛둥둥섬의 수익성은 철저하게 마이너스"라고 못박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