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르뽀]영등포 집창촌의 초여름 밤 풍경…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150명이던 아가씨 절반으로 줄고 해외로 몸 팔러 가는 경우도 많아 비참..."

111

 

해가 뉘엿뉘엿 하던 지난 14일 저녁. 한낮의 이글거리는 열기만큼이나 '뜨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영등포 집창촌을 찾았다.

여느 때처럼 환하게 불을 밝힌 집창촌의 전경. 하지만 평일인 탓일까, 최근 있었던 '충돌' 때문일까 집창촌을 통하는 거리는 더 없이 한산하기만 했다.

집창촌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40대 남성은 "예전부터 계속 해 오던 것이니까 그냥 놔두라는 겁니다". 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이뤄졌던 시위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집회를 한 이유는 다른 거 없습니다. 적어도 먹고 살 게는 해 놓고 나가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생계 대책 같은 것은 하나도 만들어 주지 않고 나가라고만 하면 끝나는 건지... 어차피 이 일대 재개발 들어가 나중엔 어쩔 수 없이 나가야 될 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지금 세입자 입장인데 별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경찰 단속은 항상 있어 왔지만 성매매에 대한 암묵적 동의로 집창촌의 운영은 평소와 같이 유지되고 있었다.

"원래 150명 정도 있던 아가씨들이 지금 반 정도로 줄었어요. 다들 '떠돌이'로 전락한 거죠. 심지어는 해외로까지 몸 팔러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각을 해 보십시오. 이거 정말 비참한 일입니다. 이 사람들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 도 없는 사람들인데... 갖은 사연들로 어려서 힘들게 컷고, 부모 사랑도 못 받으면서 큰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지금은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부모, 동생들까지 부양하며 사는 경우도 태반입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11111

 

집창촌에서 일하고 있는 한 30대 여성은 "보는 사람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정말 죽기 살기로 모여 싸웠습니다..선거때는 표 찍어 달라는 정치인도 많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영등포 집창촌이 이슈가 된 이후 이곳을 찾는 기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한 여성은 "요즘 들어 많이들 왔다 가시는데, 나중에 오해 생기지 않게 잘 좀 써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은 저희가 보상금을 바라고 시위를 하는 거라고 엉뚱한 보도가 나기도 했어요. 저희는 보상금 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데 말이죠"라고 말했다.

경찰차가 초입을 지키고 몇몇 여성들이 불을 켜놓고 마주앉아 있는 텅빈 골목으로 초여름 밤바람이 불어댔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