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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다③] 그린 캠페인 현장…‘공존을 묻다’

4월은 '지구의 달'이다. 너도나도 녹색의 세상을 꿈꾸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사는 삶을 이야기 하지만 '공존'이라는 주제는 아직 무겁기만 하다. 노컷뉴스에서는 생활 속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지구의 웃음을 되찾기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일궈내는 사람들을 만났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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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동들이 지켜진다면 지구는 조금 더 녹색이 되지 않을까요.”

지난 21일 서울 남산에 20-30대 여성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2011년 얼루어 그린 캠페인’ 현장에서 이들은 단순 화장품, 패션 브랜드 소비자가 아닌 ‘녹색’ 소비자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었다.

그린 캠페인을 기획한 얼루어 황진영 편집장은 “이제 지면에서 뿐만 아니라, 밖으로 나와서 독자들인 20대 30대 여성분들과 같이 호흡하는 환경 축제를 꾸미고자 3년 전부터 캠페인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며 “요즘처럼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시대에는 이러한 캠페인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캠페인은 화장품 주요 소비층이기도 한 젊은 도시 여성들이 ‘친환경’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場)’이었다. 생활 속에서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소소한 실천 방법들을 직접 체험하고 다시 자신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화장품 공병을 쌓아둔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공감할 만한 ‘화장품 공병 재활용’이 많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캠페인 참가자들이 직접 화장품 공병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담아 선반에 전시하는 ‘참여형 설치 작품’ 행사는 환경 보호 실천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짚었다. 또한 공병 물물교환은 버리지 못하고 쌓아뒀던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 물병과 같은 새로운 상품과 바꿈으로써 새로운 가치가 발생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하얀 천으로 된 신발에 직접 염색 물감으로 모양을 내 ‘나만의 운동화’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다. 평소 생활 속에서 차를 이용하기보다 ‘걷는 것’이 지구를 녹색으로 만드는 작은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외에도 유기농 손수건 만들기, 샤워볼 만들기 등의 에코 클래스와, 에코 티셔츠 팝업 스토어, 에코 마켓 등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그동안 '공허한 구호'로만 여겨졌던 환경 보호 실천을 행동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실제 이날 캠페인 현장을 찾은 정예나(25·서울 일원동)씨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캠페인에 참가했고, 제가 직접 일정을 찾아보고 나왔다”며 “(캠페인 이후)북극곰 후원하는 일 등을 하면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캠페인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 뿐 아니라, 게스트들, 참여 환경단체 소속 운동가들 모두 ‘종이컵 사용 안하기’, ‘이면지 사용’ 등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린’ ‘녹색’ ‘에코’라는 단어들이 서서히 이슈화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논할 수 있는 장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황진영 편집장은 “지구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환경을 염원하는 일은 트렌드라고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우리가 항상 가져가야 하는 이슈”라며 “매우 아이러니하지만 환경이 점점 파괴되고 강이 오염되거나 대기가 오염되면 좀 더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횟수가 많아진다고 본다. 환경이 악화 될수록 환경에 대한 주제가 부각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녹색연합 정다영 팀장도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는 하지만 어떤 게 문제인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많은 분들이 물어보신다”며 “소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통의 장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친환경적인 판매와 소비가 이루어지는 단계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시장에서는 일부 화장품 브랜드나 패션 브랜드들이 ‘에코’를 표방하면서 친환경적인 소비를 권하고 마케팅을 하기도 하지만, 캠페인 현장에서 보듯 친환경 생활 실천이 친환경 소비로까지 이어지는 데는 판매자들과 소비자 모두에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P화장품 회사는 제품의 모든 유통 단계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곧 친환경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유명 뷰티칼럼니스트이자 화장품 전문가인 폴라 비가운은 노컷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품의 85%를 재활용 포장으로 출하하고 있고, 안전배송을 위한 완충소재를 재생용지로 사용하고, 이중 포장을 지양하고 100% 재활용 되는 판지 상자로 포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라 비가운의 이 브랜드는 제품의 안내서와 가이드 인쇄물을 미국 산림보호 위원회의 규정을 지켜 콩기름 잉크와 재활용지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내생활, 연구활동에서도 친환경적인 요소를 고민하고 있었다. 비가운은 “회사내에서는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 특별 제작된 전구를 사용하며 플라스틱과 종이 남용을 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활동에서는 동물 실험을 경계했다. 이 브랜드의 경우 “동물들에게 제품들을 테스트하지 않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동물보호협회, 동물학대방지협회 등 동물 관련 자선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허경옥 교수는 “(국내에서는)아직 친환경 소비를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친환경 소비를 거의 안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재활용, 분리수거의 방법을 넘어 제품 구매, 유통으로도 친환경적인 부분들을 확대시켜야 나가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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