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군사작전에 힘입은 리비아 반정부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서진하는 가운데 연합군은 27일(현지시각) 트리폴리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시르테 등 리비아 정부군 거점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AFP통신 특파원은 수도 트리폴리에서 이날 밤 대규모 폭발들이 일어나고 방공포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트리폴리에서 10km 떨어진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동부 외곽의 아인 자라 지구에 폭격이 가해졌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이날 틀리폴리에서 최소 9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친위군 관계자를 인용해 연합군이 트리폴리의 민간구역과 군사지역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칼레드 카임 외무차관은 "다국적군이 직접 리비아 정부군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목적은 이제 시민을 보호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이 자명해졌다. 다국적군은 리비아를 내전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리비아 공습을 비난했다.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서도 전폭기들이 상공을 나는 동안 최소 4차례의 큰 폭발이 발생했다.
리비아 정부 초청으로 시르테를 방문한 외신기자 20여명은 이 지역에서 최소 6차례의 큰 폭발음이 들리고 전투기들이 상공을 비행했다고 전했지만, 폭격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르테에서는 철모를 쓴 무장대원이나 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대공포를 실은 픽업트럭을 타고 거리를 순찰하면서 카다피의 사진을 흔들거나 하늘로 총을 발사했지만, 정부군 대공포는 연합군 공습에 제대로 응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르테는 반군 거점인 동부와 카다피군이 장악한 서부 지역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 도시로,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필히 함락시켜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석유수출항 브레가와 항구도시 라스 라누프를 잇따라 재점령한 뒤 빈 자와드 지역에 머물고 있는 반군은 트리폴리로 진격하기 위해 시르테 탈환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랑스 전폭기는 이날 친위군과 반군이 격전중인 트리폴리 동쪽 미스라타와 남서부 진탄에서도 친위군 장갑차와 무기고를 공격했다.
특히 서부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반군이 점령한 미스라타에서는 카다피 친위군의 공격이 거세게 이어졌지만,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이날 오후부터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미스라타의 한 주민은 카다피 친위군이 박격포를 발사해 8명이 죽고 2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사둔이라는 주민은 "미스라타에서 학살이 자행됐다"며 "친위군이 진격을 시도하면서 박격포 공격을 가해 최소한 8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 대부분이 위중한 상태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라고 밝혀 희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군 관계자는 카다피 친위군이 탱크와 장갑차 등을 동원해 북서쪽에서부터 도시진입을 시도해 하루종일 교전이 계속됐지만, 정부군은 시내 거리 몇곳 등 극히 일부지역만을 장악하고 있다며 미스라타가 여전히 반군 통제하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오는 2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제2차 리비아 군사작전 참가국 회의에서 리비아 정권교체와 관련된 정치적 전략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