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f
국가정보원이 국회 국방위원 보좌진들의 이메일 해킹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엉뚱하게도 국정원의 도감청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국정원은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 등 국방위 소속 의원 보좌관들의 이메일이 해킹 당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국정원은 이번 해킹이 중국내 인터넷주소(IP)를 통해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중국에 근거지를 둔 북한측의 소행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킹 그 자체보다는, 국정원이 의원 보좌관들의 이메일이 해킹 당한 사실을 어떻게 파악했는지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 서보건 보좌관은 "IP 추적으로 알았다고는 하지만 국정원이 의원 보좌관들의 이메일을 미리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정원이 '도둑'을 감시한 것인지 아니면 '도둑맞은 집 앞'을 서성이고 있었던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서 보좌관은 또 "국정원이 보안 관련해 조사를 확대한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의원들 이메일을 뒤지며 포괄적으로 사찰하려는 것 아닌지 저의가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국방위 소속 보좌관들은 국정원이 이메일을 사전에 들여다봤던 것 아니냐며 이메일 주소를 바꾸는 등 술렁이는 분위기다.
원유철 의원의 보좌관도 "국정원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전에도 이런 일이 가끔 있었다고 들었다"며 국정원의 이메일 해킹 적발이 처음이 아님을 시사했다.
민주당 모 의원 보좌관은 "국정원이 어떻게 해킹 사실을 인지했겠느냐"면서 "이메일까지 감시 당한다는 생각에 보좌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번 해킹에 대해 "평소에 감시 중이었던 중국측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한 IP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일은 이메일 감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해킹 적발 경위는 알아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