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0대 노인이 50여년 전 저지른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1949년부터 1985년까지 시카고 인근에서 초등학교 체육교사와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등으로 일한 윌리엄 브리커(94)가 1962년과 1985년 2차례에 걸쳐 와이오밍주 여름캠프장에서 두 소년에게 성추행을 자행한 혐의로 미시간주 트래버스시티 법원에 출두했다.
미시간주 글렌아버의 요양원에서 지내온 브리커는 아동 대상 음란 행위 등 2개 혐의로 고소돼 지난달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브리커를 와이오밍주로 보내 재판을 받도록 할 방침이지만 그의 변호인은 브리커가 울혈성 심부전증 말기 상태로 체포 당시 이미 요양원에서 수감생활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며 와이오밍주 이송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브리커는 산소호흡기와 보청기에 의존한 채 휠체어를 타고 심리에 응했다.
하지만 담당 판사는 독립 의료기관으로부터 브리커에 대한 건강 검진을 실시토록 한 뒤 그 결과를 확인하고 와이오밍주 사법 당국에 인도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심리를 오는 12월로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언제 숨을 거둘 지 모르는 브리커를 미시간주에서부터 와이오밍주까지 이송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거처와 간호 인력을 지원하는 비용 및 유죄 판결 시 수감시설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제도 사법 당국의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커의 변호인은 "범죄자 수감 이유 중 하나가 재범을 막기 위해서인데 브리커는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아무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며 법원의 선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