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사고현장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10명이 숨졌다. 이어 지난 5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로 21명이 숨지고, 지난 17일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과 관리감독을 잘못하면 집단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국내 다중이용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관리감독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소규모 취약시설 12만 6천여개…안전점검은 3.8%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전국의 소규모 취약시설은 12만 6,49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로당과 노인교실, 장애인시설 등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사회복지시설이 6만 4,789개로 가장 많고,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등 중앙정부의 사회복지시설도 6만 195개에 달한다.
나머지는 중소기업청이 관리하는 전통시장이 1,511개가 있다.
하지만, 이들 시설 가운데 지난 2010년 이후 안전점검을 받은 곳은 전체의 3.8%인 4,768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는 전통 재래시장의 경우 10%인 151개에 대해서만 안전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점검한 4,768개 시설 가운데 30%인 1,422개 시설에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전국의 다중이용 시설이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 규제완화 명분…특별 안전점검 대상 축소
지난 3월말 현재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1종과 2종 관리 대상 시설물은 전국에 6만 5,388개가 있다.
이 가운데 5년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하는 1종 시설물은 7,551개에 달한다.
하지만 시설안전공단이 전담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는 1종 시설물은 전체의 2.5%인 191개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정부 산하 기관인 시설안전공단이 처음에는 510여개 시설을 전담해 관리했으나 그동안 규제완화라는 이유로 계속해 줄여나가고 있다"며 "시설물 붕괴 등 안전사고 예방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