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현 사무총장. 자료사진
새누리당 조직강화특위가 일러야 이달말에나 첫 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내부 갈등은 이미 점화됐다. '친박계 솎아내기'나 '김무성계 꽂아넣기'라는 친박계의 반발에 따른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이군현 사무총장은 18일 "국정감사로 특위 위원들 일정조정이 쉽지 않아, 국감이 끝난 뒤인 다음달 초에나 첫 회의를 열까 생각하고 있다. 당무감사 결과 정리 시간도 필요하고, 굳이 급하게 회의를 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조강특위는 지난 13일 구성됐다. 그러면서 20여일간이나 정식 회의 한번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최대한 '신중한 행보'를 보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친박계의 반발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조강특위가 당초 비박계 일색으로 구성될 조짐을 보이자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고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함진규 의원 등 친박계가 특위에 보강됐다.
특위 구성 이후에는 홍문종 의원이 언론을 통해 '친박 학살' 우려를 쏟아냈다. 홍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공공연하게 '저 자리가 내 자리'라고 말하고 다니는 비박계 인사도 있다. 조강특위의 원래 목적은 비어있는 조직책을 채우는 거지, 있는 사람 목을 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있던 시절 임명한 전·현직 당협위원장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조강특위의 임무는 말 그대로 지역조직 강화이고, 이는 경쟁력 없는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경쟁력 여부 판단에는 원외 당협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가 근거가 된다. 그런데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상당수가 친박계여서, 계파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사무총장은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최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어 객관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지, 계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 조강특위 위원도 "김무성 대표도 마음을 비웠다고 알고 있다. 투명하게 객관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면서 "선거에서 야당을 이길 조직책이 필요한 것이지, 경쟁력도 없으면서 '여긴 내 땅이다'라고 버티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문종 조강특위' 시절인 올해 상반기까지 40여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때도 조강특위의 활동 결과는 논란거리였다. 김무성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당시 "해당 행위자, 무연고자 등 자격없는 당협위원장들을 내려 꽂았다"고 공개 비판했다.
'공정히 하겠다'는 게 김 대표나 이 사무총장의 입장이지만, 앞선 사례나 계파 구도상 조강특위의 정비가 시작되면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 확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조직책 교체가 단행될 수 있는 당협은 위원장 공석인 12곳을 포함해 무려 109곳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