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정권의 숨은 실세로 종종 지목되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 대기업 사장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범하게 사기 취업을 한 50대 남성이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청와대 비서관을 사칭해 기업 임원들에게 접근한 뒤 허위 경력으로 취업을 시도한 혐의로(업무방해) 조모(52)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지난 2013년 7월 초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에게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하며 전화를 걸었다.
"나는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입니다. 내일 조아무개를 보낼테니 취업을 시켜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날 조 씨는 약속 시간에 대우건설을 찾아가 "자신이 이재만 비서관이 보내온 사람이다"며 당당하게 취업을 부탁했다. 그러면서 신학대학원 석사와 겸임교수 등 허위 학력과 경력이 기재된 서류를 내밀었다.
깜박 속아 넘어간 대우그룹 박 사장은 조 씨를 한달 뒤 사무직종 부장직급으로 채용했다. 그만큼 이재만 비서관의 입김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1년 뒤 대우그룹에서 퇴사한 조 씨는 이번에는 KT를 겨냥해 취업사기를 꾸몄다.
조 씨는 의심을 살 것을 염려해 실제 이재만 비서관과 비슷한 번호를 개통한 뒤, 황창규 KT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역시나 이 비서관을 사칭해 "사람을 보낼테니 원하는데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다음날 황 회장을 찾아가 "VIP(대통령) 선거시 비선조직으로 활동했고, 10여년전부터 VIP를 도왔고 본인의 집도 방문한 적이 있다. 현재도 VIP를 한 달에 한,두번 면담하고 직언하고 있다"고 거짓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한 황 회장은 비서실을 통해 조 씨의 신분을 확인한 뒤에 사기꾼임을 알고 청와대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검찰 조사 결과 조 씨는 지난해 1월과 4월에도 전주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