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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미끼로 20대 초반 구직자 수십 명을 유인한 뒤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며 수억 원을 뜯어낸 2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구직자 최 모 (21) 씨는 한 유명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A 회사의 구인광고를 보게 됐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중견업체라는 말에 일단 사무실을 방문해보기로 한 최 씨. 사원증을 목에 건 직원들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에 최 씨는 자신도 이곳에 취업해 제대로 일을 해보리라는 꿈에 부풀었다.
이에 더해 최 씨는 사무실에 있던 김 모 (24) 씨로부터 솔깃한 제안까지 받게 됐다. 대출을 받아 회사에 투자하면 원금은 물론 이익금 10%를 선지급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지난 9월 최 씨는 여의도역 인근에서 김 씨를 만나 450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김 씨는 연락이 끊겼고, 사무실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제야 최 씨는 자신이 속은 것을 알았다.
김 씨가 이러한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최 씨 등 27명에게 갈취한 돈은 모두 2억 9,800여만 원.
취업은 물론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순진한 청년 구직자들은 깜빡 속아 넘어갔다.
김 씨는 빌려준 돈에 대해 공증을 받거나, 계약을 파기하고 싶으면 1주일 이내에 얘기하면 된다며 안심시키는 치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김 씨는 지난 8월 경찰에 비슷한 수법의 범죄로 불구속입건돼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상태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4차례나 범죄를 더 저질러 이 기간에만 5,700만 원을 더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에게 속은 피해자들은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믿을 정도로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회 초년생들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