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는 마산대에서 교명을 변경한 사립대학이다. 얼마 전 국립대학인 경상대학교와 학교명을 두고 재미난 소송을 하여 많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주 9월 26일 경남대는 또 하나의 판결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지체장애 1급 대학원생이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으로 동등한 교육 기회를 받지 못했다며 경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경남대에 "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법원은 “학교에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와 높낮이 조절용 책상, 경사면이 없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장애인 차별이 인정된다.” 면서 대학에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므로 정신적 피해를 본 원고에게 300만 원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7년 전에도 똑같은 판결이...
경남대에게 이 판결이 치욕스러운 것은 경남대는 이번이 첫 판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7년에도 이 대학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 다니던 지체장애 1급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고, 판결 후 대학은 앞으로 장애인시설을 확충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7년이 지났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고, 경남대는 다시 소송에 휘말린 것이다.
이들 소송의 근거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법률' 제14조이다. 이 조항에는 "교육책임자는 당해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장애인의 교육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교육기관 내 교실 등 학습시설, 화장실, 식당 등 교육활동에 필요한 모든 공간에서 이동하거나 접근하는 데 필요한 시설·설비와 이동수단 등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새로운 법률은 계속 나오는데도 바뀌지 않는 현실 장애인의 교육시설 접근권이 처음으로 법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02년 지체1급 장애 대학생이 숭실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이 소송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기 전이었지만, 법원은 ‘장애인학생에 대한 대학의 배려의무’를 근거로 원고에게 2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당시 법원은 배려의무의 판단 기준으로서, 다른 정상적인 학생들과 동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원고의 권리와 피고의 재정적인 능력, 편의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 및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형량할 것을 제시하였다.
그동안 법률은 많이 바뀌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새로 제정되었고, 장애인등의 편의증진법도 개선되었다. 그러나 오늘도 한 장애인으로부터 서초구 공영주차장으로부터 1달 정기 주차 자리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갔지만 장애인 할인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돌연 자리가 없다며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왔다는 피해상담이 접수되었다. 현실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경남대는 이번만큼은 과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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