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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회 '세비반납 약속, 없었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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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기간 받은 세비반납 약속 '뒤집기'…오히려 인상 요구

29일 대전 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의원들이 의원선서를 하고 있다.

 

자리싸움을 벌이다 전국에서 가장 늦게 개원한 대전 서구의회가 주민과 한 '파행기간 받은 세비반납' 약속을 뒤집으며 또 한 번 논란을 빚고 있다.

여야 의원 모두 서명까지 하며 반납을 다짐했던 모습이 여론 회피용 '정치쇼'로 드러나면서, 서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단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4. 9. 22 대전 서구의회, 파행 중 혈세 수백만 원 '의원 밥값' 지출, 8.14 대전 서구의회 '말로만 세비반납'‥비난 부채질)

서구의원들은 파행을 빚은 지난 7~9월에도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 등 매달 1인당 337만 5,830원씩, 모두 2억 원이 넘는 세비를 받아 챙겼다.

여기에 공청회나 세미나 소요경비 등 의회의 공적인 의정활동에만 쓰도록 돼있는 의정운영 공통경비도 400만 원 이상을 '의원 밥값'으로 사용해 논란을 가열시켰다.

일부 주민들이 '세비반납 운동'에 나서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의원들은 세비를 반납하겠다며 서명까지 했다.

그러나 박양주 대전 서구의회 의장은 개원식이 열린 지난 29일 CBS 기자와 만나 "파행 기간에도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활동을 열심히 했고 그동안 원 구성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해온 만큼 세비반납은 어렵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당시 했던 '서명'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힘을 모아 의회 개원을 빨리 하자는 의미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장의 말대로라면 처음부터 세비반납은 할 마음이 없었다는 뜻이 된다.

의원들이 했다는 '지역구에서의 활동' 역시, 주민들은 행사 방문 위주의 '얼굴 알리기 용' 정치활동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서구의회는 오히려 의정비(세비) 인상을 검토해달라고 집행부에 요구한 상태다.

박양주 의장은 "4년간의 인상 여부를 한꺼번에 정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법이 바뀌다보니 지방공무원의 보수 인상률 범위 내에서 올려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올해는 동결하기로 했다"고 해명했지만 올해의 경우 세비 지급이 불과 3차례 남은 데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조차 펼치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 인상'부터 챙기는 것은 너무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세비 반납운동을 주도했던 주민 이춘구 씨는 "의원들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이런 결과로 돌아왔다"며 "박양주 의장에게 공식 질의서를 보내고 주민들과 대책을 논의해 반드시 세비반납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주민 대표기관이, 주민을 상대로 자신들이 불리할 때는 이렇게 말했다 상황이 바뀌면 또 다르게 말하는 모습에는 할 말을 잃었다"며 "이들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의회는 29일 오전 개원식을 열고 공식 의정활동에 들어갔지만 지난 석 달 간의 파행에 대한 의원들의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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