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카타르 여자 농구팀이 '히잡 금지'를 이유로 대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히잡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카타르 여자농구 대표팀은 몽골과의 대회 1차전에 이어 25일 네팔과의 2차전 경기에서도 보이콧을 이어갔다.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에 두르는 '히잡'을 쓰고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자 '불참 선언'을 한 것이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예선 A조 2차전 네팔과의 경기에서 카타르 여자농구 대표팀이 보이콧을 해, 0-20 기권패를 당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경기규칙(조항 4.4.2)에 따르면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의 부상을 야기할만한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다"며 헤드기어와 헤드악세사리, 귀금속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카타르 올림픽위원회는 "우리는 아시안게임의 나머지 여자농구대회 일정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 다른 스포츠에서도 '히잡 금지' 할까?
사실 '히잡 금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78㎏급 유도 대표선수 워잔 샤흐르카니도 히잡을 착용할 수 없다는 주최 측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부를 변형한 '변형 히잡'의 착용을 허용하면서 샤흐르카니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히잡을 쓰고 스포츠 경기에 출전한 여자선수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23일 충주 탐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조정 여자 쿼더러플러스컬 패자부활전에서도 이란 선수단은 히잡을 쓰고 있었다.
배드민턴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등의 경우도 국제대회에서 히잡 착용이 허용된다.
하지만 농구는 예외다. FIBA는 "이달 초 히잡을 착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거쳐, 2년간 시험운영기간을 갖기로 했다"며 "그러나 이는 오직 국내 경기에만 적용돼 아시안게임같은 국제경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다양성은 빛난다?카타르 여자농구대표팀의 한 선수는 "우리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우리는 히잡 착용이 금지된 걸 알고 있었지만 이곳에 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경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FIBA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주최 측이 카타르 선수를 도와줄 방법이 별로 없다"며 "우리가 FIBA의 규칙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