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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하늘에서 도움이 내려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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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의 기자수첩]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의 결과를 지구촌이 기다리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피가 다른 민족이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 족이다. (잉글랜드는 앵글로 색슨족이 사는 땅이란 뜻). 종교도 다르다. 지금이야 뒤섞였지만 스코틀랜드는 장로교, 잉글랜드는 성공회.
[김현정의 뉴스쇼 - 변상욱의 기자수첩 전체듣기]

두 나라의 역사는 간단히 설명하기도 복잡하다. 스코틀랜드는 영국에 복속당했다가 독립한 뒤 스코틀랜드 왕이 잉글랜드 왕을 겸직하면서(잉글랜드 여왕이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떴기 때문) 다시 합쳐진 뒤 그 후 영국에 완전 합병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분리독립한다 해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스코틀랜드의 군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어머니는 스코틀랜드 출신이고, 여왕도 어린 시절을 스코틀랜드에서 보냈다.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영국 여왕을 왕으로 모시는 건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

이런 복잡한 역사는 영국의 국기에 반영돼 있다. 영국 국기 유니언 잭은 3개의 십자가로 되어 있다. 먼저 잉글랜드 국기는 성 게오르기우스의 십자가. 두 개의 직선이 가로 세로로 교차한 십자가. 게오르기우스 성인이 용을 죽여 사람들을 구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십자가라고 전해진다. 스코틀랜드의 국기는 x자로 되어 있는 성 안드레아의 십자가. 성 안드레아는 스코틀랜드의 수호성인이다. 서기 832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군대가 싸우고 있는데 하늘에 앙드레아 성인이 나타나며 스코틀랜드가 승리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북아일랜드 국기는 성 파트리치오의 십자가로 본래는 하얀색 바탕에 붉은색 십자가이다. 네 번째로 웨일즈 국기는 붉은 색 용인데 영국 국기에는 이 형상이 들어가 있지 않다. 로마가 영국을 지배할 때 영국의 상징을 용으로 정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만약에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영국 국기 유니언 잭에서 x 모양의 십자가를 빼야 한다. 그러면 좌측 상단에 영국국기를 넣고 자기들 상징물을 넣어 국기를 만든 나라들인 영연방 국가들, 호주 뉴질랜드 국기도 바뀌어야 한다.

분리독립 요구는 줄기차게 물밑에서 있었다.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마가렛 대처 총리 시절. 1970년대 대처 총리가 민영화를 드라이브 걸면서 스코틀랜드의 기간산업인 조선 철강 등 중공업이 곤경에 처했다. 영국 내에서의 스코틀랜드 차별에 대해 반발과 저항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계기이다. 결국 1999년 영국은 스코틀랜드에게 외교국방을 뺀 나머지 자치권을 이양했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2007년 총선에서 분리독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총리를 배출하며 집권에 성공했고, 2011년엔 국민당이 드디어 69석으로 다수당이 되면서 분리독립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마침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에 재정감축 등 긴축정책을 압박하자 스코틀랜드는 국민투표로 자치독립을 결정하겠다고 밀어붙였고 영국은 부결을 자신하며 그러라 합의해 준 것.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스코틀랜드의 주장은 영국 원유 매장량의 84%가 스코틀랜드 바다에 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부유한 강국 건설이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북해바다 원유생산의 감소 추세, 인구 노령화, 행정시스템 구축비용…그리고 영국에 갚아야 하는 부채 문제 등이다. 또 스코틀랜드에 본거지를 둔 영국기업들의 본토 이주도 고민거리다. 영국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통화, 금리, 세제, 국제적 지위 등 기업이 받을 불안한 미래가 걱정이다.

미국 중국, 호주…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찬성하는 나라는 없다. 특히 스페인처럼 대내적으로 분리 독립운동에 시달리는 국가들은 공개적으로 스코틀랜드의 독립 시도를 비난한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이들 국가에서도 분리 독립 움직임이 거세져 국가의 근간이 뒤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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