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요 대학교 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미팅 앱(애플리케이션)'
언뜻 결혼정보회사의 광고 문구 같아 보이지만 실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만남 앱의 홍보 문구다. PC와 모바일로 '짝'을 찾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교'만 가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 유독 눈에 띈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길 하나 사이'라는 앱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 서울에 있는 25개 대학의 학생만을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입하려면 학번을 입력해 본인이 이들 대학 소속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이 앱은 작년 4월 신촌 인근에 밀집한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출시됐다. 가입 대상자가 제한적임에도 구글 앱스토어 기준으로 지금까지 1만 명 이상이 내려받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구글 앱스토어의 이 앱 소개 페이지에는 '학생 인증 방식을 통해 확실하게 검증된 학생들만 사용할 수 있다. 성적인 농담이나 불쾌한 욕설 등을 예방하기 위한 방파제 역할로 대학 인증을 선택하게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대학 서열화를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대 청춘의 낭만마저 대학 '간판'으로 제한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은 '성적인 농담이나 불쾌한 욕설' 등 불미스러운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앱 개발진은 이를 예상한 듯 '위 학교 학생이 아니신 여러분, 여러분의 학교가 여기 없어서 서운하시죠?' 하루라도 빨리 더 많은 형제 학교를 추가하고 싶으니 조금만 응원해달라'는 글을 앱 소개 페이지에 게재하는 등 빠져나갈 여지를 남겼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실제로 구글 앱스토어 리뷰에는 이 앱에 대한 비판은 물론 자신의 학교가 빠진 것에 대해 '우리 학교도 앱에 포함된 학교 못지않은데 왜 없느냐'는 불만이 많다.
이 앱을 개발한 김병훈(26) 대표는 "학교 인증은 자기소개가 사실임을 검증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며 "학번을 입력해 인증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제약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