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IFA 2014' 기간 중 독일 베를린에서 LG전자 사업부 사장 등이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 HA사업본부 조성진 사장과 세탁기 담당 임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임직원 등을 업무방해·명예훼손·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건이 발생한 베를린 소재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조 사장 일행이 자사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의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국내 보도 불거진 건과 달리 LG전자 조성진 사장 연루 사건 확인"
당초 국내 보도를 통해 알려진 지난 3일(현지 시각) 세탁기 파손 사건은 세탁기 담당 임원이 연루된 건으로, 조 사장 일행의 파손 건은 전혀 다른 사건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의 세탁기 담당 임원 등 직원들은 당시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아 경찰이 출동했으나 변상하기로 하면서 소동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이후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파손 사례가 보고돼 매장 측과 함께 삼성전자가 CCTV를 확인한 결과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포착됐다고 밝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결국 이번 IFA 2014 기간 동안 베를린 양판점에서 도어 연결부가 파손된 삼성전자 세탁기는 세탁기 담당 임원과 관련해 2대, 조 사장과 관련해 3대라고 삼성전자는 주장했다.
◈ 삼성, "피해자임에도 '진실 공방'은 억울하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이미 현지에서 확인했지만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해당 국가에서는 사안을 확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키며 전략제품을 교묘히 비하하는 LG전자의 행태에 사법기관에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법적 대응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해당 제품에 원래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교묘히 비하해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명백히 삼성전자가 피해자임에도 '진실 공방' 식으로 보도돼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가전·IT업체와 전력을 다해 경쟁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업체 최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LG, "고의성 없었고 해당 매장 측에서 따로 연락 없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고의성을 부인하며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성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해당 매장을 방문해 여러 제품을 살펴본 사실은 있다"면서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파손시켜 그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이어 "국내외 다양한 제품들의 사용환경을 두루 살펴봤지만 유독 삼성전자의 모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해당 매장 측에서는 방문 이후 어떠한 요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외 출장에서 경쟁사 제품과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며 "이번 일이 글로벌 1위 업체인 LG전자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박에 재반박…공은 검찰로
이런 반박에 삼성전자는 또다시 입장을 내고 "여전히 사과는커녕 거짓해명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 "진실은 한국 사법기관에서 밝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LG전자의 반박을 부정했다.
해당 매장 측의 어떠한 요구도 없었다는 반박에 대해서는 "이미 해당 매장은 지난 5일 베를린 45구 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고 재반박했다.
LG전자는 다시 한 번 반박 자료를 통해 "독일법인과 본사 모두 해당 매장이나 독일 경찰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연락을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