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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여자친구 살해 혐의 무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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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1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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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검찰, 계획된 살인 입증 실패"…과실치사 여부 남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의 여자친구 살인 혐의에 무죄가 선고됐다.

11일(현지시간)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에서 열린 남아공 전 육상 국가대표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재판부(재판장 토코질레 마시파)는 피스토리우스의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29) 살인죄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과실치사 부분에 대한 유죄 여부 선고는 12일로 연기됐다.

마시파 판사는 "검찰은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쏴 숨지게 한 것이 계획된 살인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마시파 판사는 "총체적으로 볼 때 피고인의 고의는 물론, 고인을 숨지게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그녀는 또 "피고인이 너무 급하게 행동하고 과도한 힘을 사용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그의 행동은 과실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고의 살인 부분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석은 의외라는 듯 술렁거렸고 피스토리우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흐느꼈다.

이때 앞에서 첫 번째 방청석에 앉아 있던 여동생 에이미가 뛰어나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피스토리우스를 끌어안았다.

재판도중 각별한 형제애를 과시했던 피스토리우스의 형 칼 피스토리우스도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어서 방청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아침 일찍 법정에 도착한 리바 스틴캄프의 어머니 준 스틴캄프는 '리바를 위해 감옥에' 라는 글귀를 쓴 종이를 붙인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들로부터 포옹을 받기도 했으나 무죄선고가 나자 굳은 얼굴로 법정을 떠났다.

선고공판이 열린 프리토리아 고등법원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피스토리우스의 유죄선고를 촉구하는 여성단체 등 시민들의 구호와 노래, 각국 취재진의 카메라 등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한 여성을 죽이는 것은 한 국가를 죽이는 것'이라는 글귀를 든 여성도 눈에 띄었다.

피스토리우스는 밸런타인데이인 지난해 2월 14일 프리토리아 동부의 실버우드 컨트리 주택단지 내 자택에서 여자친구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현장서 체포됐으나 같은 달 2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피스토리우스는 그동안 집에 강도가 침입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이라며 고의적인 살해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피스토리우스 측은 재판 과정에서 불안장애를 주장해 정신전문의 감정도 받았으나 형사 범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통상 선고 공판에서는 유무죄에 대한 선고만 나오며 형량은 2~3주 후 다시 검사의 구형을 거쳐 결정된다.

양다리의 종아리뼈가 없는 기형으로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1개월 만에 무릎 아래 다리 절단수술을 받은 뒤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을 양다리에 끼우고 달려 '블레이드 러너'라는 애칭과 함께 인간승리의 상징으로 불렸다.

피스토리우스는 2012년 제14회 런던 장애인올림픽대회 육상 남자 400m 계주 금메달과 200m T44(절단 및 기타 장애) 은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절단 장애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2011 대구세계육상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400m와 1,600m 계주에서 일반 선수와 기량을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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