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자료사진)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보다 0.5% 성장하는 데 그쳐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또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2분기 우리 경제가 0.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잡았었는데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낮게 나오면서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5일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증가율이 1.9%에서 1.7%로 하향 조정됐고, 수입 증가율은 1.1%로 0.3%포인트 증가하는 등 순수출이 예상보다 적게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조용승 부장은 "7월 24일 속보치 발표 이후 산업활동 동향, 6월 기업실적치 등이 추가로 반영됐다"며 "성장률이 하향조정된 가장 큰 이유는 6월 중 수출입부분에서 하향조정된 것이 컸다"고 설명했다.
6월 건설공사액(기성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건설투자(0.4%)와 설비투자(1.1%)도 속보치보다 각각 0.2%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화학제품, LCD 등이 늘어나 0.9% 성장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 중심으로 0.2% 신장됐다. 서비스업은 음식숙박 등이 부진했지만 보건 및 사회복지 등 공공서비스 등이 늘어나 0.6%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0.3% 감소한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0.4%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민간부문의 연구개발 투자 중심으로 3.6% 감소했다. 수출은 1.7% 증가했고, 수입은 자동차, 거주자의 해외소비 증가로 1.1% 증가했다
이번 2분기 GDP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3.7%가 됐다.
한은은 지난 7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작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 3.8%, 하반기 3.8%, 연간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9% 이상이 돼야 한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9% 이상이 되지 않으면 연간 경제성장률 3.8%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8%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연간 경제성장률은 3.8% 이하가 돼 경제성장률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다시 말해, 이래도 수정, 저래도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2분기 명목 GDP는 원화 강세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0.4% 감소했다.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작년 동기보다 8.2%나 하락하자 수출입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득이 원화 환산 기준으로 줄었다.
GDP 성장률이 부진했지만 같은 기간 우리 국민이 나라 안팎에서 벌어들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1% 늘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강세로 2분기에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입가격이 낮아졌고 해외투자한 직접세 배당금과 해외포트폴리오 이자수익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국민이 외국에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에서 국내 외국인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번 소득을 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전분기 2조3,000억 원에서 2분기 3조 원으로 증가했다.
교역조건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은 전분기 4조 3,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감소했다. 원화 강세로 수출물가가 하락했는데, 수입물가는 이보다 더 떨어져 대외거래 조건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실질 GNI가 1%대로 올라왔지만, 명목 GNI는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증가했음에도 명목 GDP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