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신 유엔평화유지군이 최근 시리아 골란 고원에서 반군 세력의 포위 공격을 받을 당시 현지 유엔군 지휘관이 투항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ABS-CBN방송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유엔 평화유지군 지휘부가 당시 골란고원에 배치된 자국 병사들에게 반군 측에 투항하라고 지시했다며 경위 조사를 요구했다.
그레고리오 피오 카타팡 필리핀군 소장은 당시 골란고원 현지의 자국 병력이 유엔평화유지군 지휘부의 무장해제 명령을 받고 본국에 이를 보고했으나 규정 위반임을 들어 관련 지시를 따르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필리핀 출신 유엔평화유지군 병력 40명은 지난달 30일 시리아 반군세력과 7시간가량 교전하다 어둠을 틈타 안전지대로 전원 철수했다.
이는 유엔평화유지군에 병력을 파견한 당사국이 유엔군 지휘부의 명령에 대해 공식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최근 반군의 공세 강화로 차질을 빚는 현지 평화유지활동을 다시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골란고원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상당수 국가는 현지 반군의 위협을 이유로 병력을 철수시킨 바 있다.
유엔평화유지군 지휘부는 당시 시리아 반군 측에 억류된 피지 출신 병사들을 구하고자 추진하던 협상을 고려, 필리핀군에 투항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타방 소장은 필리핀 병력을 사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인질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유엔평화유지군 지휘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카타방은 그러면서 유엔평화유지군 지휘부를 겨냥, 피지 병사들을 석방하려면 다른 방안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필리핀군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유엔평화유지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자국 장교 1명에 대해서도 사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