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급 당사자 대변 단체 빠진 최저생계비 결정
- 130만 기초수급자, 인구의 2.7%나 돼
- 물가 상승률 반영한 2.3%인상? 지난 10년 가장 낮은수준
- 기존 최저생계비 자체가 문제, 기준점 바꿔야
- 결국 예산 맞춤형 복지이며 객관성 떨어져
- 11세 남아가 8천원짜리 반바지 2년 입고
- 1인 한끼 식대가 2500원인 비현실적 책정
- 건강하고 문화적 삶 누리도록 상승 필요
- 중위소득 50% 수준으로 상향돼야[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8월 29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 정관용> 먼저 정부가 내년도 최저생계비를 결정했어요. 4인 가구 기준, 166만 8,329원. 올해에 비해서 2.3% 오른 겁니다. 그런데 지난해의 상승률은 5.5%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너무 적게 오른 거죠? 정부는 최근에 이 낮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최저생계비 상승폭도 적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안 그래도 이 최저생계비 산정에 문제가 많은데 이렇게 인상률이 적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입니다. 빈곤사회연대 쪽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정부의 최저생계비 결정 그 액수도, 기준도 문제가 많다' 이런 주장, 들어봅니다.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의 김윤영 사무국장이에요. 김 국장님, 안녕하세요?
◆ 김윤영>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공부부터 하고 주장을 듣죠. 최저생계비는 어디서 정하는 겁니까?
◆ 김윤영> 최저생계비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라는 곳에서 매년 정하고 있는데요. 당연직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든지 기재부, 안행부,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구성이 되고요. 전문가와 공익대표로 구성이 됩니다. 그래서 총 13인 이내로 구성하게 되어 있는데 현재는 4명씩 3개 분야에서 총 12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요. 공익대표와 전문가분들 역시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공익대표나 전문가 이런 분들도 다 정부가 위촉하는 거죠?
◆ 김윤영> 네, 정부에서 위촉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예컨대 노사의 대표가 파견한다든지 그런 게 아니고요?
◆ 김윤영> 네. 그래서 수급 당사자를 좀 대변할 수 있는 단체라든지 아니면 당사자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절차로써 조금 부족한 게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말씀하신 수급 대상자란 것은 기초생활수급자들?
◆ 김윤영> 네.
◇ 정관용> 그렇죠. 그리고 여기서 최저생계비를 정할 때 어떤 기준점 같은 게 있습니까?
◆ 김윤영> 최저생계비는요, 3년에 한 번씩 계측조사연구를 진행을 하고요. 비계측연도인 나머지 연도에는 물가인상률을 반영해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저생계비를 결정하는 방식이 전물량 방식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채택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다시요, 뭐라고요? 전물량?
◆ 김윤영> 전물량 방식인데요. 장바구니 방식이라고도 흔히 얘기를 하는데요. 장바구니에 시장을 가서 시장을 보듯이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의 총량을 전부 다 합친 다음에 이를 좀 나눠서 최저생계비를 결정한다, 이렇게 보실 수 있어요. 그래서 가상의 4인 가구 정도를 구성을 하고 그 4인 가구에게 1년 동안 필요할 물품이나 서비스, 재화 등을 전부다 더해서 12개월로 나누는 것은 한 달 최저생계비로 결정이 된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걸 3년에 한 번씩 한다, 이거죠?
◆ 김윤영>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4인 가구가 1년 동안 이러이러한 물건들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여기는 주거비나 이런 것도 다 포함됩니까?
◆ 김윤영> 네, 주거비도 포함이 되고요. 이뿐만 아니라 만약에 학령기 자녀가 있다면 전과가 얼마가 필요할지, 가위가 몇 개가 필요할지, 이런 것들도 결정을 합니다.
◇ 정관용> 아! 필요한 것을 다 합해서 그 금액을 총하고 나누기 12를 한다?
◆ 김윤영> 네.
◇ 정관용> 이 최저생계비를 정하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기초생활수급자들, 이분들한테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돈, 그분들의 수입이 너무 적어서. 그런 돈을 정부가 지원하기 위해서 하는 거죠?
◆ 김윤영> 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는요. 최저생계비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최저생계비만큼의 생활을 보조하기 위해서 만들어져 있는 제도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윤영> 그래서 최저생계비가 그 자체로 이제 어떤 사람이 급여를 받을 것이냐를 결정하는 기준이자 또 얼마만큼의 급여를 받을 것인가, 이것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월수가 한 50만 원밖에 안 되는 4인 가구가 있다면 나머지 한 116만 원 이 정도를 보조해 준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 김윤영> 네, 현금으로 실제 그렇게 지급받은 것과는 약간 다르겠지만 그 정도를 보증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기초생활수급자가 전국에 몇 명이나 됩니까?
◆ 김윤영> 130만 명 정도로 추정이 되고요. 인구의 2.7% 정도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 올해 상승분이 2.3% 이거는 올해는 계측 조사하는 연도가 아닌 모양이군요?
◆ 김윤영> 네.
◇ 정관용> 그래서 물가상승률만 반영하니까 2.3%였다, 정부가 이런 주장인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 김윤영> 지금 현재 2.3% 인상률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고 또 지난 10년간의 상승률을 보더라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 이게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면 된다라고 정부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물가인상률이 반영이 되기 전, 기존 최저생계비 자체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물가인상률 뿐만 아니라 현실화가 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까 말씀드린 계측 방식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이거를 듣고도 약간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이게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사실 조사자의 주관성이 굉장히 많이 개입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99년도에 첫 번째 계측조사연구가 있었는데요. 이때 당시에는 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의 40% 정도로 출발을 했었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최저생계비가 2008년도 정도에는 에는 30% 정도로 떨어지게 됩니다. 상대적 수준이 한 10%가량 하락이 쭉 되어 왔었던 것이죠.
◇ 정관용> 그러네요.
◆ 김윤영> 그래서 원래도 '예산 맞춤형 복지가 아니냐, 너무 좀 객관성이 떨어진다', 이런 주장이 많이 있었는데 이렇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던 최저생계비에 그대로 물가인상률만 반영을 하기 때문에 현재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상대적인 삶의 질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빈곤의 기준선이 되고 있는 이 기준선 자체도 좀 의미가 계속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즉 계측조사, 그 전물량 방식이라고 아까 말씀하신 그 기준점 자체를 좀 바꿔야 한다, 이 말씀이신 거죠?
◆ 김윤영>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바꿔야 될까요?
◆ 김윤영> 예를 들어서 좀 상대적인 기준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해야 될 텐데요. 예를 들어서 그 최저생계비의 법적 용어해설은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뭐 포함된 항목들을 살펴보면 다소 좀 현재 2014년도에 생활할 수 있는 가격인가, 이런 생각이 드는 항목들이 많이 있거든요.
◇ 정관용> 예를 들면 어떤 거죠?
◆ 김윤영> 작년 계측조사 결과를 보더라도요. '11살짜리 남아가 8,000원짜리 반바지 두 벌을 2년 동안 입는다' 이런 가정 아래서 최저생계비가 결정이 된다든지 그리고 지금 현재 1인 가구 기준으로 볼 때 식료품비가 한 달에 22만 5,600원으로 측정이 되어 있는데 이게 하루로 따지면 7,500원 정도, 한 끼로 따지면 2,500원 정도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 김윤영> 이런 것만 보더라도 사실 너무 비현실적이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주거비 항목만 보더라도 1인 가구가 10만 원 정도로 책정이 되어 있어서 사실 기초생활수급자 분들 같은 경우에는 부족한 주거비나 부족한 의료비 같은 것들을 다른 현금 지출로 충당을 하시고 정작 좀 장기적인 건강이나 자활을 위해서 필요한 식료품비라든지 이런 것들은 제대로 지출을 하지 못하시는 모습을 많이 발견을 할 수가 있어요.
◇ 정관용> 주거비가 1인 가구 기준 10만 원이요?
◆ 김윤영> 네, 그렇습니다.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액수가요.
◇ 정관용> 월세 10만 원짜리 방이 있나요?
◆ 김윤영> 잘 없죠. 그래서 매입임대주택이나 공공임대아파트를 들어가 계신 분들이 아니면…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윤영> 항상 사실 초과지출을 하게 되시죠.
◇ 정관용> 쪽방 수준이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 김윤영> 쪽방도 20만 원이 넘습니다.
◇ 정관용> 하루에 그 식음… 음식비 7,500원?
◆ 김윤영> 1인 가구 기준으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윤영> 네.
◇ 정관용> 그 삼시 세끼를 집에서만 먹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밖에서 자장면 한 그릇만 사 먹어도 어렵겠네요, 그렇죠?
◆ 김윤영> 그렇죠. 그런데 더 좀 놀라운 사실은 저희가 작년에 가계부 조사를 해 봤을 때요. 이러한 식료품, 총 22개 가구를 가계부 조사를 했었는데 이 정도의 식료품 비율에도 미달하는 가구가 대부분이었다는 거죠. 또 지금 이 정도… 이제 이 정도의 액수를 실제 식료품비로 지불하는 가구는 6개 가구에 불과했었고 나머지 16개 가구의 경우에는 전부 다 이것보다 더 적은 식료품비용만을 지불을 하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 이유는 주거비나 이런 데 돈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었던 거죠?
◆ 김윤영> 그렇죠. 예를 들어서 주거비가 높은 가구는 주거비 때문에, 장애나 노인 가구인 경우에는 의료비 때문에. 아니면 학령기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약간의 교육비라도 더 지출을 하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식료품비용을 줄이게 되는 이런 좀 위험천만한 상황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종합적인 대안을 좀 제시해 주신다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 김윤영> 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최저생계비가 법률에서 규정을 하고 있는 대로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지킬 수 있는' 비용으로 상승이 되는 것이 첫 번째일 것이고요. 그래서 현재 최저생계비 계측조사 방식이 아니라 좀 상대적인 비율을 정할 수가 있어야겠다. 그리고 지금 현재 OECD에서 추천을 하는 바로는 중위소득의 50%, 이 정도를 기준으로 사용하기를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중위소득의 40% 정도에 미달하거나 조금… 이제 이 정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서요. 이거를 좀 획기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실제로 빈곤층을 기초생활보장제도로 좀 권리를 보장하기가 어렵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