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음해성 유언비어가 점입가경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두 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와 함께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까지 공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단식 44일째를 맞은 26일 김 씨가 공개한 통장에는 이혼 후 제공했던 양육비 내역과 자녀들 보험료, 두 딸과 전처인 유민 엄마의 휴대전화 요금 부담 내역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혼한 아내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거나 단식농성이 보상금을 타기 위해서라는 내용의 글이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자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또, 지난 2012년 7월부터 취미로 시작한 국궁을 두고 '양육비도 안 보내면서 고액 취미생활을 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궁 회비로 월 3만 원이 이체된 통장 내역을 공개하며 해명했다.
단식 43일째의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법적 대응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유민 양과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내용도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기 3주 전쯤 유민 양을 '큰 공주', 둘째인 유나 양을 '작은 공주'라고 부르면서 단체카톡방을 열어 여행 계획을 나눈 대화였다.
또 지난 4월 4일에는 김 씨가 유민 양에게 "(전략) 우리 이쁜 딸한테 매일매일 미안하게 생각한다. 유민아 아빠가 밉지. 아빠도 알아. 대신 앞으로 아빠가 유민이한테 잘하고 아빠답게 살게. 유민아 아빠가 미안하다"고 했다.
유민 양은 김 씨에게 "응? 아니야 나는 밉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후략)"라고 답문했다.
김 씨는 참사 당일에도 유민 양에게 "구조 된거니?"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날 답은 없었다.
김 씨의 둘째 딸인 유나 양은 김 씨에게 지난 18일 보낸 메시지에서 "내 마지막 부탁인데 단식 그만해줘.ㅠㅠ"라고 아버지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월호 유가족의 법률대리인인 대한변협의 원재민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민이 아버님은 유민이의 죽음을 절대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옹호했다.
원 변호사는 이어 "(유언비어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당사자인 딸 유나도 아빠가 그런 분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곧 가라앉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근거 없는 추측이 사실로 전제되고 그 위에 다시 악의적인 의혹이 가미되며 아버님을 천하에 몹쓸 인간으로 몰고 갔다"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랑하는 자식과의 추억마저 공개하면서 그 사랑을 증명해야 하는 우리사회는 너무 야만적"이라면서 "우리 가족들은 김영오 씨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