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를 강타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큰 피해를 겪은 나파 시(市) 도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곳곳에 둘러진 노란색과 빨간색 테이프였다.
나파 카운티 본청사에서 대로(3번가)를 북쪽으로 가로질러 건너서 나파 법조타운 입구로 들어섰을 때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노란색 출입통제 테이프였다.
'구(舊) 청사'라고 불리는 나파 카운티 법원 주변의 나파 법조타운 전체는 출입통제구역으로 변했다. 건물 중 상당수는 간밤 지진으로 심한 손상을 겪은데다가 추가 붕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구역 전체에 일단 1차 통제선이 만들어져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고, 개별 건물 바로 바깥에 또 출입 통제를 알리는 노란 테이프와 출입 금지를 알리는 빨간 테이프가 둘러졌다.
1차 통제선 안에는 소방관, 경찰관, 언론매체 기자 등 현장에 용무가 있는 관계자들만 출입이 허용됐다.
1차 통제선 바로 안쪽에는 유리창이 박살 나고 차체가 심하게 찌그러진 짙은 파란색 니산 센트라 승용차가 붕괴된 벽의 잔해에 깔려 있었다.
창문이 부서지고 벽체가 망가진 건물 앞의 가로수는 시멘트 더미에 깔려 부러졌다.
나뭇잎이 무성한 굵은 가지는 회색과 갈색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바닥에 고꾸라져 있었다.
법원 청사 동쪽 맞은편에 있는 '알렉산드리아 스퀘어' 건물 3층의 북서쪽 코너는 지붕과 벽이 무너지고 뻥 뚫린 채 인테리어 마감과 배선 자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유령의 집에 발코니 문이 활짝 열려 지나가는 이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건물 1층에 있는 음식점 '카르페 디엠'의 검은색 햇빛 가림막 겸 간판은 마구 찢어져 있었고, 음식점 앞 보도와 차도에는 회색 시멘트 조각과 벽돌이 사람 무릎 높이로 쌓였다.
통제선 바로 바깥에는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접시 안테나가 달린 중계차를 설치해 놓고 통제선 안쪽에서 매 시간마다 진행되는 현장연결 생방송을 중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통제선 바깥에서 파괴된 건물과 땅에 깔린 잔해를 바라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