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에서 집중 치료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 (사진 =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일념으로 무려 40일째 곡기를 끊고 버티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47) 씨가 끝내 한계에 봉착했다.
김 씨는 전날부터 22일 새벽까지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됐고, 의료진과 유족들의 설득 끝에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으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동부병원 내과 이보라 과장은 "김 씨가 현재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는 있지만, 장기간 단식으로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 씨의 상태에 대해서는 "혈액, 심기능 등을 검사한 결과 김 씨의 혈압이 90-60으로 매우 낮다"며 "혈당도 광화문농성장에서는 57을 기록했고 병원에 도착한 뒤 수액을 투여해 80대까지 수치가 올라왔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유족들이 바라는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수액과 물 외에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이날 점심부터 미음과 보리차 등 식사를 재개할 계획이지만, 김 씨가 거부하고 있어 현재 세월호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이 김 씨를 다시 설득 중이다.
세월호 유족 법률지원단 원재민 변호사는 "병원으로 떠날 때 마지막으로 한 말도 '특별법이 제정되게 해달라'는 얘기였다"며 "본인의 몸보다 특별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0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대표와 특별법 재협상 안을 놓고 논쟁을 벌인 뒤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과 충돌했고 이후 몸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세월호 대책위 관계자들은 김 씨에게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설득했지만, 김 씨는 단식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22일 새벽 김 씨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오전 6시 30분쯤 의료진이 광화문농성장에 도착한 뒤 김 씨를 설득해 오전 7시 40분쯤 병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