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전경 (강원랜드 제공)
강원랜드가 규정한 1회 베팅 한도액을 넘어선 도박을 묵인했더라도 그로 인해 거액을 잃은 고객에게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카지노업체가 1회 베팅한도액을 제한했지만 제한액을 넘어 참여자가 더 큰 돈을 잃었더라도 결국은 참여자, 즉 이용자의 책임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1일 정모씨가 강원랜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씨에게 21억2천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관련 법령에 분명한 근거가 없는 한, 카지노 사용자가 이용자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하거나 지나친 재산상 손실을 입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중견기업 대표를 지낸 정씨는 강원랜드에서 도박으로 돈을 잃자 본전을 찾을 생각에 이른바 '병정'을 동원했다.
이른바 병정은 1인당 1회 베팅 한도가 1천만원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병정 여러 명에게 수수료를 주고 자신과 함께 동시에 베팅을 하게 하는 카지노 운영방식이다.
정씨는 6명의 병정을 동원하는 바람에 한도액 1천만원보다 많은 1회 6천만원까지 판돈을 높이며 주로 '바카라' 도박을 했으나 본전을 찾기는커녕 더 많은 돈을 잃었다.
그가 2003∼2006년 강원랜드에 300차례 넘게 드나들면서 잃은 돈은 231억7천900여만원에 달했다.
직계 혈족이 출입금지를 요청하면 3개월 동안 카지노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영업준칙에 따라 정씨 아들이 이용 정지를 요청했지만, 강원랜드는 정씨 아들이 전화로 요청을 철회하자마자 정씨를 다시 들여보냈다.
정씨는 강원랜드가 초과 베팅을 묵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강원랜드는 정씨가 쾌락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것일 뿐이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