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청와대가 새누리당에 답변서를 보내는 형식으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공개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관계자의 청문회 증인요청 필요가 사라졌다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세월호국정조사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13일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이 어디에 계셨고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질의해 청와대 답변을 받았다"며 "청와대 답변에 따르면, 대통령은 청와대 밖 외부행사 없이 줄곧 경내에 계시면서 20~30분 간격으로 21회에 걸쳐 보고를 받고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답변서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전 10시 청와대 안보실로부터 서면보고를 최초로 받는다. 이를 포함해 그날 밤 10시까지 안보실에서 서면 3차례와 유선 7차례 보고가,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서면 11차례의 보고가 각각 이뤄졌다.
박 대통령의 관련 지시는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않도록 하라",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인원이 없도록 하라",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등이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대통령의 7시간 동선에 대한 궁금증은 이제 풀렸고, 대통령의 행적을 알아야겠다며 비서실장과 제1부속 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르자는 주장은 원인소멸됐다"며 "야당은 이들에 대한 증인 요청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답변서상 박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은 없다. 또 박 대통령이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과거 행보에 비춰,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제대로 이뤄진 게 맞는지 의문이 계속 남는다.
박 대통령은 사고발생 7시간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시찰하면서 피해자들이 배 안에 갇혀 있음에도 "구명보트를 입은 학생들 발견을 왜 못하느냐"고 발언했다. 김 비서실장은 국정조사 기관보고 때 "(참사 당시 대통령의) 위치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조 의원이 밝힌 내용은 앞선 기관보고 때 이미 다 확인했던 사항이고, 정호성 비서관의 출석이 필요하다는 사안의 본질은 달라질 게 없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여전한 궁금증은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어디 계셨는지, 보고서를 직접 봤는지, 보고받은 뒤 누구와 상의했는지, 지시사항은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있다. 이를 검토해 볼 만한 자료는 여전히 없다"며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답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