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비무장의 흑인 마이클 브라운(18) 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지 사흘이 지났지만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는 총격을 가한 경찰관의 이름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건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경찰관 이름 공개를 통한 수사의 투명성 확보를 촉구했다.
윌리엄 브룩스 NAACP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실을 최대한 빨리 알림으로써 지역사회에 수사가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해자의 신원을 계속 감추는 것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머스 잭슨 퍼거슨 경찰서장은 당사자에게 통보한 뒤 이름을 공개하겠다던 당초의 발언을 철회했다. 해당 경찰관이 살해 위협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잭슨 서장은 "이름 공개로 인한 소득보다는 당사자와 가족들이 피해를 볼 위험성이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잭슨 서장은 소셜미디어에 경찰을 성토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브라운이 사망한 이후 계속되는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에 적대적인 구호가 그치지 않고 있다.
국제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는 경찰서 홈페이지를 해킹해 가해 경찰관과 가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그럼에도 경찰이 가해자의 이름을 공개한다는 기존 방침을 번복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브룩스 NAACP 회장은 "퍼거슨 경찰에는 직원 보호 의무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에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의무도 있다"며 "주민들은 그동안 경찰이 보인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도 AP통신에 비밀주의가 경찰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퍼거슨에서는 브라운 사망 이후 사흘간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졌고 약탈과 폭력사태로 번지면서 수십명이 체포됐다. 전날에도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면서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등 충돌이 잇따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인 위주인 경찰과 흑인이 다수인 퍼거슨 주민 간의 오래된 긴장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찰관이 브라운과 그의 친구에게 길에서 떠나라는 말을 한 이후 심한 몸싸움이 있었고 얼마 후 순찰차 안에서 총이 발사됐다는 등의 내용만 공개했다.
하지만 목격자들은 경찰관이 두 손을 든 브라운을 향해 수차례 방아쇠를 당겼다고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