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朴 허수아비 풍자' 작품 기획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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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실서 일하던 '세월호 희생자' 주검 보고 작품화 결심"

홍성담 화백이 8일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작품에서 박 대통령을 닭 모양으로 바꾸는 수정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광주CBS 조기선 기자)

 

광주 비엔날레 재단이 창립 20주년 특별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홍성담 화백의 "세월 오월" 걸개그림 전시를 유보한 데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과 함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홍 화백이 자신의 화실에서 알바로 일했던 세월호 희생자의 주검을 보고 이번 작품을 기획.작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 화백은 이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여학생 A 양이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지인인 단원고 교사로부터 소개받아 자신의 화실에서 세월호 참사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A 양은 미술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홍 화백의 화실에서 청소하며 홍 화백으로부터 직접 그림지도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화백은 A 양이 수학여행 간다는 말을 듣고 아르바이트비에 추가로 5만 원을 더해 잘 다녀오라고 했으나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화백은 애초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의 책임 큐레이터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가 자신에게 전시작품으로 걸개그림 작업을 제안했으나 개인 일정 등으로 세 차례나 거부했으나 진도 팽목항에서 A 양의 시신을 직접 보고 "세월 오월" 작품을 기획하고 그렸다고 밝혔다.

홍 화백은 "세월호 참사가 난 뒤 지난 4월 중순께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 화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A 양이 아침에 얇게 화장했던 앳된 맑은 얼굴 모습을 한 채 주검으로 발견된 것을 보고 무능한 박근혜 정부를 풍자하는 걸개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하고 책임 큐레이터에게 전화해 이번 "세월 오월"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또 다른 단원고 2학년 남학생 B 군도 단원고 교사의 소개로 자신의 화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나 다행히 이 학생은 장애가 있어 이번 수학여행에 가지 않아 참사를 면했다"고 덧붙였다.

홍 화백은 이번 "세월 오월" 작품에서 정부가 3백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동안 제대로 된 구조 조처를 못 한 데 대해 5.18 당시 활동했던 시민군과 주먹밥 아줌마가 '세월호'를 들어 올리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하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광주의 슬픔이 세월호의 아픔을 안아준다는 의미로 그렸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그런데도 그림 일부에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은 허수아비로 풍자했다는 이유로 광주광역시로부터 수정요구를 받고 닭으로 수정했는데도 전시가 유보돼 예술가의 영혼이 말살됐다면서 본래 작품대로 전시돼 관람객들이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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