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의 13승을 도왔던 LA 다저스의 환상 수비가 하루 만에 무너졌다. 잇딴 실책으로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다저스는 9일(한국 시간) 미국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원정에서 7회 연이은 실책으로 3-9 역전패를 당했다. 3연승이 끝났지만 샌프란시스코도 캔자스시티에 2-4로 져 3.5경기 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다.
역전승을 눈앞에 뒀다가 날리게 만든 수비가 아쉬웠다. 다저스는 애드리언 곤잘레스가 0-2로 뒤진 6회 솔로포, 7회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 안드레 이디어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7회말 수비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1사 1루에서 유격수 저스틴 터너가 마크 레이놀즈의 땅볼을 막지 못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불규칙 바운드된 타구가 글러브를 튕겨나가 중전 안타가 되면서 1, 3루가 됐다. 이후 마틴 말도나도의 스퀴즈 번트를 투수 브랜든 리그가 글러브로 잡아 홈으로 뿌렸으나 옆으로 빗나가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터너의 연속 실책이 뼈아팠다. 터너는 이어진 2사 1, 2루에서 크리스 데이비스의 땅볼을 놓치는 실책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터너는 카를로스 고메스의 땅볼을 잡았지만 1루에 원바운드 송구했다. 1루수 곤잘레스가 놓치면서 역전 점수를 내줬다. 결국 헤라르도 파라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져 3-6으로 뒤지면서 완전히 승기를 뺏겼다.
▲원정 이동-잦은 교체에 수비진 '흔들'
다저스는 전날 LA 에인절스 원정에서 눈부신 수비를 펼쳤다. 3루수 후안 유리베는 4회 앨버트 푸홀스의 총알 타구를 펄쩍 뛰어 직선타로 처리했다. 6회 2사 1루에서 중견수 야시엘 푸이그는 상대 조시 해밀턴의 2루타성 타구를 점프 캐치하며 류현진과 다저스를 구해냈다.
특히 유격수 미겔 로하스는 숨은 공신이었다. 잇따라 어려운 타구를 잡아 그림같은 송구를 뿌려댔고, 곤잘레스는 신들린 포구를 선보였다. 7-0 완승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저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졌다.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하며 눈앞에 들어왔던 승리를 날려버렸다.
이유가 있었다. 다저스는 전날 에인절스와 야간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밀워커 원정을 떠나왔다. 체력적인 문제와 함께 서부에서 중부로 오면서 시차 적응도 걸림돌이 됐다.
여기에 유격수가 여러 번 교체되는 혼란도 있었다. 당초 선발 출전한 핸리 라미레스는 1회 타석에서 스윙을 하다 부상을 입어 1회말 수비 때 로하스로 교체됐다. 이어 로하스는 7회 대타 이디어로 교체됐고, 앞서 투수 타석 때 대타로 나온 터너에게 유격수 자리를 넘겼다.
귀신이 홀린 듯 정반대 수비를 보인 다저스. 전날 필라델피아에서 이적해온 선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가 6이닝 2실점 호투를 한 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