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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을 향한 '명량' 폭풍…"이 원혼들을 어찌할꼬"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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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화한 '명량'이 한국 영화사상 상영 첫날 기록을 경신했다. '군도'의 첫 날 관객 55만 명을 갈아치웠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명량'은 전국 1,159개 상영관에서 68만 3,200명의 관객을 모아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세운 역대 최고의 평일 관객 기록(67만명)을 뒤엎는 기염을 토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 최민식 주연의 김한민 감독(최종 병기 활 감독)의 '명량'이 개봉 첫날 대기록을 세운 것은 천만 관객을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 상영 이틀째인 31일에도 대부분의 상영관들의 예매가 매진될 정도의 인기 상종가를 구가하면서 이번 주말과 주일을 거치면 관객 2,3백만을 돌파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온다.

관객 1백만, 2백만, 3백만 달성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성웅 이순신 장군의 영웅담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음에도,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이라는 명량대첩이라는 조금은 식상한 소재를 영화화했음에도 인기 대폭발인 것은 탄탄한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러닝타임 128분의 영화 중 절반 이상이 전쟁 장면으로 구성됐다.

후반부의 명량해전에 돌입하기 전인 전반부에서도 일본군의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을 어떻게 독려하여 전쟁에 임하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의 고민과 작전 구상, 왜군들의 동태를 탐지하기 위한 첩보전 등이 빠르게 스크린을 장식한다.

경상 우수사 등이 "이번 전쟁은 반드시 패할 테니 우리를 모두 수장시키려 하지 말고 권율 장군과 합류하라"며 거북선을 불태워버리기까지 한다.

명량대첩의 역사에서도 사실 부하직원들이 12척의 배로 어떻게 300척이 넘는 도도 다카도라 해군을 물리칠 수 있겠느냐며 강력 반대한 것으로 돼 있다.

거북선(구선)도 불타버리고 판옥선(배 밑바닥이 넓어 좀 느리긴 해도 해전에서는 왜선보다는 유리) 12척으로 333척(역사서엔 133척이라고 함)의 왜군을 물리친 명량해전을 둘러싼 이야기가 숨 가쁘게 전개된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은 명량대첩 당시 133척의 왜선 가운데 31척을 격침시켰다.

이순신 장군은 물살이 거칠기로 소문난 울돌목(명량 해협)을 최적의 격전지로 선택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했던가? 그는 울돌목 물길에 도통한 늙은 어부와 함께 현장을 둘러본 이후에도 수시로 울돌목을 살펴본다.

물살이 가장 빠른 대조기에 왜선을 울돌목으로 끌어들여 격침시키겠다는 전략 구상을 한다.

천우신조라고 해야 할까?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이순신 장군을 죽이기 위해 파견한 해적 비밀 결사대의 수장 구루지마(류승룡 분)의 작전 계획에 따라 울돌목에서 12척 대 330척이 맞붙는다.

명량대첩의 전투신이 후반부 60여 분을 장식해 해전과 선상에서의 육탄전에 몰입하다 보면 승리의 함성이 들린다.

지루함을 모르고 지나가는 128분이다.

영화 '명량'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 밑바닥에서 죽을힘을 다해, 손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도록 노를 저은 격군들은 승리의 쾌감을 만끽하며 한마디씩 한다. "우리 후손들이 (명량대첩에서의)우리의 노고를 몰라준다면 정말이지 나쁜 놈들이제…"라고.

감독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인 듯하다.

이순신 장군의 대사 가운데 가장 명대사는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충(忠)에 대한 언급이다.

아들 회가 아버지인 이순신 장군에게 호소한다. "왕(선조)은 갖은 고문까지 하며 아버지를 죽이려 했고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면 또 죽이려 할 텐데 아버지는 왜 왕에게 충성을 다하려 하느냐"고 말한다.

◈ 이순신 장군, "충은 왕이 아닌 백성에게 하는 것"

이순신 장군은 "충은 의리다. 의리는 왕이 아닌 백성에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충은 백성을 향하는 것이다"고 일갈한다.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대통령(왕)을 위해 충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백성을 위해 충성을 하는 것이 진정한 충성의 의미다.

그런데 지난 7월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충성 맹세를 했다. 국민에 대한 충성을 다 할 것이라고 외친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운동에서도 오직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서 표를 몰아 달라"며 '박근혜 지킴이'만을 강조했다.

이순신 장군이 언급한 충(忠)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충과는 다른 것일까?

이순신 장군은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 회와 해변의 갈대숲을 걸으며 "이 원혼(분하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넋)들을 어찌할꼬…"라고 되뇌인다

꼭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원혼들을 어찌할꼬…'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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