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재력가를 친구를 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현금 1,500만 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출처와 용도가 의심스러운 뭉칫돈을 발견해놓고도 정작 이를 압수하지는 않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8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4일 자택 근처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 거액의 현금을 갖고 있었다.
경차인 자신의 차량 안에 5만 원권으로 모두 1,500만 원을 보관한 것을 경찰이 압수수색 당시 확인한 것이다.
60대 재력가 살인교사 혐의로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3일 오후 서울 화곡동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그런데도 경찰은 도피자금으로 의심될 수도 있는 이 돈을 압수하지 않고 김 씨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어떤 성격의 돈인지 단정할 수 없고, 혐의점이 없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미 "김 씨 사주를 받고 재력가 송모 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팽모 씨에게서 '김 씨로부터 여러 차례 도피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씨는 범행을 저지른 팽 씨가 중국으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 인근까지 차량으로 바래다주기도 했다.
또, 범행 도구였던 전기충격기도 김 씨 차량에 보관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씨가 소지하고 있던 뭉칫돈을 대수롭지 않게 본 경찰 판단은 의문이 남는다.
여기에다 경찰은 살해된 송 씨의 뇌물 장부인 '매일기록부'를 사건 초기에 압수하지 않고 가족들에게 돌려주는 등 초동 수사 단계에서 번번이 허점을 드러냈다.
김 씨는 경찰에 붙잡힌 이후 이 돈을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압수수색에 구멍이 뚫리다 보니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뭉칫돈의 존재조차 몰랐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사건 기록을 뒤져봐도 김 씨의 차량에서 거액이 발견됐다는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