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딱 멈추세요' 7월 첫째 주 서울 연고 세 팀의 성적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사진은 지난주 5전승 포함, 최근 6연승을 거둔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최근 2연패 등 지난주 2승3패로 주춤한 두산 송일수 감독.(자료사진=LG, 두산)
정규리그의 전환점을 돈 7월 첫째 주. 서울 연고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LG와 넥센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두산은 여전히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LG는 6연승을 달리며 어느새 중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4위 추락이 걱정됐던 넥센도 최근 가파른 기세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두산은 4위 롯데와 승차를 좁히지 못했고, 하위권 팀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과연 지난주 서울 연고 세 팀의 행보는 어땠을까.
▲LG, 마운드 안정으로 5전 전승
지난주 가장 주목받은 팀은 LG였다. 5경기 전승을 거두며 9개 팀 중 유일하게 승률 100%를 찍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SK전부터 6연승을 달렸다. 이전까지 LG는 3연승이 최고였지만 지난주 연승 기록을 6으로 늘렸다.
한화와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더니 천적으로 꼽혔던 NC 원정에서 2연승했다. 2승7패 일방적으로 밀렸던 NC와 상대 전적도 4승7패로 회복했다. 순위도 8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LG가 6연승을 하는 사이 SK가 5연패하며 순위를 맞바꿨고, 이제는 승차가 2.5경기가 됐다.
이제는 조심스럽게 5할 승률은 물론 중위권 싸움도 노려볼 만하다. 7일 현재 LG는 승률 4할3푼8리(32승41패1무)로 6위 KIA에 2경기, 4위 롯데에 6.5경기 차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54경기를 남긴 가운데 넘보지 못할 승차도 아니다.
당초 양상문 LG 감독은 "5연승을 두 번 정도 하면 중위권 싸움도 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3연승 중이던 지난 3일 한화전을 앞두고서였다. 일단 1차 관문은 통과했다. 5연승이 아닌 6연승을 해버렸다.
마운드 안정이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다. 지난주 LG는 팀 타율 2할6푼8리였지만 평균자책점(ERA) 1.34로 단연 1위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8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투수라 해도 될 만한 수치다. 혼자도 아닌 팀 전체 마운드가 해냈다. 5경기 20득점하는 동안 9실점만 했다.
▲'엇갈린 방망이' 넥센은 불, 두산은 물넥센도 지난주 5승1패로 LG 다음으로 승률이 좋았다. 롯데와 KIA를 홈으로 불러들여 단단히 혼을 냈다. 주중 3연전 싹쓸이로 롯데의 영혼을 털었고, 상승세의 KIA도 눌렀다.
그러면서 어느새 3위 NC와 승차도 1.5경기로 벌려놨다. 지난달 16일만 해도 넥센은 NC에 5경기 차 3위였다. 지난주 휴식일만 해도 반 경기 차 3위였다. 그러나 NC가 2승2패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넥센이 치고 올라왔다.
'박병호만 있는 게 아냐' 넥센은 지난주 뜨거운 타선의 힘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은 지난 5일 KIA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유한준(오른쪽)이 홈으로 들어오며 서건창과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넥센은 역시 방망이다. 지난주 팀 ERA는 6.11, WHIP는 1.72나 됐지만 팀 타율 3할2푼5리로 극복했다. 9개 팀 중 유일한 주간 3할 타율이다. 특히 3일 롯데전은 3회까지 8점을 주며 5-8로 끌려갔지만 기어이 10-9로 뒤집었다. 홈런 1위(29개) 박병호가 주춤했지만 강정호, 허도환, 유한준, 윤석민, 김하성 등이 목동 홈런공장의 명성을 뽐냈다.
반면 두산은 2승3패로 한 걸음 더 뒤로 갔다. 최근 2연패, 4위 롯데와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6위 KIA와는 단 1경기 차다. 그나마 KIA가 함께 연패하며 5위는 지켰다.
시즌 초반 불을 뿜었던 방망이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주 두산 팀 ERA는 4.50, 선발로 따지자면 퀄리티스타트는 해줬다. 9개 팀 중 5위, 중간은 했다. 그러나 팀 타율이 2할5푼3리에 머물렀다. 3할을 웃돌던 팀 타율은 2할9푼6리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마무리 이용찬의 10경기 출장 정지 악재까지 터진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 팀들은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했다. 올해도 4강 유력 후보들로 꼽혔다. 올 시즌에는 초반 부진했던 LG만 서울 동맹에서 빠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즌의 절반을 넘어가면서 변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과연 서울 연고 세 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