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양키스맨이야' 야탑고 내야수 박효준(가운데)이 5일 뉴욕 양키스 입단 회견에서 유니폼을 입혀준 스티브 윌슨 스카우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도니 로랜드 구단 부사장.(사진=윤창원 기자)
내야수 유망주 박효준(18, 야탑고)이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강인한 성격으로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이겨내고 빅리그 성공을 다짐했다.
박효준은 5일 서울 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양키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입단하게 돼서 영광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회견에는 양키스 도니 로랜드 부사장과 스티브 윌슨 극동아시아 스카우트를 비롯해 박효준의 부모, 은사인 김성용 야탑고 감독도 동석했다.
박효준은 양키스와 116만 달러(약 12억 원)에 계약했다. 고교 3년 통산 59경기 타율 3할5푼9리(181타수 52안타) 5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내년부터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힘든 마이너 생활 즐기면서 이겨낼 것"
사실 동양인 야수의 성공 사례는 드물다. 한국에서는 박찬호(은퇴), 류현진(LA 다저스) 등 대부분 투수들이 빛을 봤다. 최희섭(KIA)이 한때 빅리그에서 주목받았지만 결국 한국으로 복귀했다.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친 추신수(텍사스)가 거의 유일한 야수 성공기를 썼다.
과연 박효준이 이 과정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에 박효준은 "추신수 선배가 계시지만 매일 출전하는 야수가 힘들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그런 것 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고 힘든 것은 즐기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에 대해서도 "힘든 건 누구나 알고, 추신수 선배도 그 힘든 경험을 하고 올라갔다"면서 "이겨낼 자신 있고, 각오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3~4년 안에 빅리그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린 나이지만 박효준은 독립을 선언했다. 어머니 문서원 씨는 "미국에 같이 있는 게 좋을지 상의를 했는데 아들이 먼저 '같이 있으면 현지 적응이 늦을 것'이라고 하더라"면서 "한국인을 철저히 배제한 채 미국인 속에 뛰어들어 적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역이 따로 있지만 사교성도 있고, 경쟁심도 있다"면서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용 감독도 "3년 동안 봐왔지만 흔들림이 거의 없다"면서 "성격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슨 스카우트는 "양키스는 선수 영입 때 기술보다 성격과 마음을 더 본다"면서 특히 박효준의 부모님이 아들의 인성과 성품을 많이 언급한 게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야탑고 감독 "본인이 꿈꿨기에 양키스 입단 가능"회견에서 로랜드 부사장은 "박효준은 물론 부모까지 양키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지원해줄 것"이라며 환영했다. 윌슨 스카우트는 양키스의 상징인 줄무늬 유니폼을 직접 입혀줬고, 모자도 씌워졌다.
아버지 박동훈 씨는 "양키스로 가기까지 본인이 열심히 했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주리라 믿는다"고 아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문 씨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 일과 말들이 있었는데 걱정 없이 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감독은 "효준이에게 항상 높은 꿈을 꾸고 큰 그릇이라고 얘기했다"면서 "본인이 메이저리그를 꿈꿔와서 이런 결과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키스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유격수 되길 바란다"고 제자의 앞날을 축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