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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실종자 1명 남으면 진도에서 숙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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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도 '형님, 으리!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라며…"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장훈 가수

이제 사흘 뒤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딱 두 달이 됩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데 아직도 바닷속에는 실종자들이 남아 있고, 국회는 약속한 국정조사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가슴 아픈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서 많은 이들이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정해진 일정들을 모두 미루고 천만인 서명운동에 직접 동참을 하고 있는 사람, 바로 가수 김장훈 씨입니다. 특히 어제는 진도에 직접 내려가서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얘기들을 나누었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진도에 있는 김장훈 씨를 직접 연결해 보죠. 김장훈 씨 나와 계세요?

◆ 김장훈> 네, 안녕하세요. 김장훈입니다.

◇ 김현정> 지금 진도 어디쯤에서 전화 받으시는 거예요?

◆ 김장훈> 저는 어제 체육관에서 같이 잤고요.

◇ 김현정> 실종자 가족들하고 체육관에서 주무셨어요?

◆ 김장훈> 그럼요, 체육관에서. 이불이 많이 남아 있어서…

◇ 김현정> 하룻밤 같이 잠을 자보니 그 분위기라는 게 어떻든가요?

◆ 김장훈> 많이들 힘들어하시는 데, 제가 볼 때 더 힘든 것은 울다 울다 울 힘도 없으셔서 굉장히 차분하세요. 그게 더 마음이 아프고요. 굉장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왜냐하면 수색작업도 제대로 안 이루어지고 너무너무 심리적으로 불안해들 하시는 상태입니다, 지금.

◇ 김현정> 이러다가 끝까지 내 가족을 못 찾으면 어떻게 하나, 혹은 내가 마지막 사람이 되면 어떻게 하나 이런 불안감들을 다 가지고 계시는 거군요.

◆ 김장훈> 다 똑같은 마음이고요. 그래서 제가 마지막 가족 남을 때는 아예 와서 살 거거든요, 여기서. 짐 싸들고 와서 같이 있으면서 함께할 거고요.

◇ 김현정> 마지막 가족, 한 가족이 남게 되면 그때는 아예 진도에 짐 싸 가지고 가서 그 가족들과 같이 계시겠다고 약속을 하신 거예요?

◆ 김장훈> 네, 그래야죠. 오늘은 한 1시쯤에 바지선을 제가 타고 들어가 보려고요.

◇ 김현정> 사고현장까지 가시려고요?

◆ 김장훈> 네, 그리고 5시에 해경브리핑까지 가고 다 참여할 건데, 그 이유는 막상 와서 보니 훨씬 더 심각하고 답답한 상태 같아서 제가 한번 카메라를 달고 들어가서 수색하는 상황을 좀 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해요. 그런데 문제는 미리미리 알아서 해야 되는데 유가족 분들이 요구를 하면 그게 질질 끌다가 한참 있다 되고, 한참 있다 되고 이런 상황이에요. 제가 오히려 3자 입장에서 이런 이런 부분은 왜 이렇게 됩니까 라고 오늘 좀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좀 더 일이 제가 많아진 거죠.

가수 김장훈

 

◇ 김현정> 그분들에게 김장훈 씨가 큰 힘이 지금 되고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그나저나 제가 세월호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그렇게 진도까지 내려가신 줄은 몰랐어요. 어떻게 아예 내려가게 되셨어요?

◆ 김장훈> 일단 저는 처음에 세월호 사건 나고 한 달 정도를 아무 일도 못하고 밖에 세 번 외출하고 집에 처박혀 있었어요, 전 국민이 다 그랬듯이. 그러다가 뭔가를 하지 않고서는 무대에 올라갈 수도 없다, 아무리 음악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이제 오게 됐는데 막상 들어와보니까 유가족 분들께서 어디다 해 볼 데가 없으니까 그냥 저 같은 사람한테라도 이것저것 요구가 많으세요. 그래서 다 수렴해서 하다 보니까 계획이 좀 늘어났고, 그중에 천만인 서명운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요.

사람들이 유가족 분들이 서명운동을 하자고 그러면 그냥 유가족 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이런 문제같이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시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뭐냐 하면 철저한 진상조사, 그리고 책임자 처벌,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이거든요.

◇ 김현정> 그냥 유가족들을 어루만져주기 위한 그들을 위한 서명운동 차원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를 개조하자, 바꾸자 라는 서명운동이라는 말씀이시군요?

◆ 김장훈> 그렇죠. 그러니까 오히려 유가족 분들이 희생을 하시는 거죠. 슬퍼할 힘도 없이 이렇게 있는데…민심을 얻어서 대한민국 민심이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좀 드라이브를 걸어서 강력하게 해 달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며칠 만에 200만이 넘어갔고요. 전 국민의 마음을 전달하는게 결국 모두의 일이죠. 서명운동을 하고 세월호가 잊혀지지 않도록 관심을 갖는 것은 정부에 (대한) 압박이 아니죠. 어떻게 보면 힘을 실어주는 거죠.

◇ 김현정> 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 안산 가서 단원고의 생존학생들도 만날 계획이 있으시다고요?

◆ 김장훈> 지난주에 일단 한번 만나서 치킨이랑 피자 먹었고요. 애들 일단 현재 상태는 (겉으로) 봐서는 밝죠, 애들이니까. 그런데 트라우마라는 게 내재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도 10년째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니까. 애들은 혼자 있을 때 샤워도 못하고.

◇ 김현정> 샤워를 못한다고요, 물이 무서워서?

◆ 김장훈> 네, 그때의 상황이 생각이 나니까. 목욕탕 혼자 못 들어가는 애들도 있고, 좁은 방에 있으면 그런 증세를 느끼기도 하고 해서 일단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데, 굿피플이라는 NGO와 이스라에이드 라는 팀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제가 같이 만들고 있어요, 매뉴얼을. 치료도 단순히 그림치료 이런 것뿐만 아니라 승마치료, 축구치료 여러 가지 풀을 넓히고 계속 만들고 있는데요. 사실은 부산외대 학생들도 제가 지난번에 찾아가서 만났었거든요.

◇ 김현정> 마우나리조트 참사당했던 그 학생들이요?

◆ 김장훈> 네. 그때도 진상조사 한다고 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잊혀지는 거예요, 그런 일들이…그래서 트라우마 힐링단을 NGO들과 함께 만들면 부산외대 학생들도 다시 만나서 치료를 시작할 것이고…굉장히 효과가 좋은 게 2시간 교육받고 많이 바뀌는 현장을 제가 봤거든요. 학습효과가 좋은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김장훈 씨가 대단한 게 사실은 연예인분들은 연예인이라는 것이 이미지가 중요하다 보니까 혹시 세월호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뭔가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세월호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것과 엮지 말아주세요, 부담스러워요, 이런 부탁들을 많이 하거든요.

◆ 김장훈> 많이 하죠. 그리고 주변에서 처음에는 많이 말렸고.

◇ 김현정> 말렸습니까, 주변에서?

◆ 김장훈> 말렸죠, 절대 하지 말라고. 그런데 이것은 욕 먹고, 칭찬 듣고 이런 차원이 아닌 것 같고…제가 직접 하면서 느낀 것은 아주 소수지만 이 조차도 좌우논리로 나눠서 하는 경향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 작은 나라, 적은 인구에서 이번만큼은 정말 전 국민이 하나가 돼서 국가 개조를 위해서 서명운동을 하고 함께 동참하는 게 전국민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거거든요, 지금 국민도 치유를 받아야 되시는 상황이잖아요.

◇ 김현정> 연예인들 중에도 이런 것들을 다 설명하고 나니까 주변 분들이 변화가 있습니까? 동참하고 싶다는 연예인들 있어요?

◆ 김장훈> 일단 연예인분들 제가 발품으로 다니면서 50명 서명을 받았고.

◇ 김현정> 그래요?

◆ 김장훈> 그리고 박경림 양이 한 50명 받아놨을 거예요. 항상 경림이이에요, 이런 때는. 워낙 착하고 적극적이어서, 이런 좋은 일에는. 특히 김보성 씨한테 전화를 했거든요.

◇ 김현정> 의리의 김보성 씨요?

◆ 김장훈> '형님, 해야 죠, 의리!' 항상 그래요, 보성이는 말투가. '형님, 저 갑니다.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 김현정> 참 따뜻한 분들 많아요.

◆ 김장훈> 정말 많아요. 그래서 다음 주부터 굉장히 가열차게 (SNS 등으로) 연예인들이 일어날 것 같고요. 일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 김현정> 그렇군요. 부디 가족분들 곁에서 끝까지 손 잡아주겠다는 그 약속, 끝까지 지켜주시기를 제가 부탁드리고요. 실종자 가족 남은 분들에게도 끝까지 파이팅이라고 꼭 외쳐주세요. 고맙습니다.

◆ 김장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진도체육관 현장에 계신 분, 가수 김장훈 씨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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