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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일 만에 만난 아빠·엄마·형아 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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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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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요셉 군 가족 합동 빈소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9일 발인

 

"삼촌, 오늘 결혼식장 가는 거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홀로 구조된 사연이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던 조요셉(7)군은 자신을 데리고 가족의 빈소로 향하는 외삼촌 지성진(47)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태어나서 지금껏 장례식장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조군에게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집안 어른들의 모습이 낯설었던 탓이다.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조군 가족의 합동 빈소는 사고 발생 53일 만인 7일에서야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조군의 형(11)과 어머니(44)의 시신은 지난 4월 18일과 22일 차례로 발견됐지만, 아버지(44)의 시신이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40.7km가량 떨어진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 5일 사고 발생 51일 만에야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외삼촌을 따라 장례식장을 찾은 조군은 도착하자마자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국화꽃을 올려놓고 분향했다.

가족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차례로 놓인 아버지와 형,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밝은 얼굴로 바라보는 조군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가장 작은 치수의 상복조차 흘러내려 여러 차례 접어 입고 해맑게 웃던 조군은 조문객들이 연이어 자신을 껴안고 울먹거리자 이내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외삼촌 지씨는 "요셉이는 가족들이 천국에 갔고, 천국은 좋은 곳이니 잘됐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며 "가족의 죽음을 어린 조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가 가장 큰 숙제였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여동생과 조카의 시신을 찾고도 매제를 40여 일 넘게 찾지 못해 가족들이 가슴을 졸이며 실종자 수색 소식을 기다렸다"면서 "다행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만, 이제라도 여동생 부부와 어린 조카의 장례를 치르게 돼 우리 가족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시신이 유실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던 정부의 태도를 거듭 비판했다.

지씨는 "정부는 어망으로 삼중 차단을 해놓는 등 조처를 했기 때문에 결코 시신이 유실될 일은 없다고 한결같이 확신해왔다"며 "해변에서 구명조끼가 발견된 후 가족들이 시신 유실 가능성을 제기하며 따져 물었을 때조차 '사고 직후 수습한 구명조끼 중 하나'라고 부인하던 찰나에 매제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팽목항에 남은 다른 실종자 가족들은 시신마저 찾지 못하게 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며 "정부는 시신 유실을 방지하고 마지막 실종자까지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이후 조군은 서울 외삼촌 집에서 생활하며 한 달가량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는 보름 간격으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심리 상담을 받고 있으며, 3주 전부터는 학교도 나가고 있다.

지씨는 "다행히 조카가 쾌활한 성격이어서 갑작스럽게 변화한 환경에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순간순간 엄마나 아빠를 찾을 때면 뭐라고 대답을 할지 말문이 턱턱 막힌다"며 고개를 떨궜다.

영결식은 9일 오전 7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러진다. 유족은 조군 가족의 시신을 화장해 납골당에 임시로 안치한 뒤 당국과 협의를 거쳐 안장 장소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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