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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로 학교 정치화" vs "임명제로 학교 종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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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교육의 정치중립 망가져 폐해 심각
- 실험적 교육정책에 보은인사도 문제
-경쟁없는 교육, 현실적으로 불가능

<전교조>
-교육의 자주성 위해 직선제가 최선
-진보교육감 선호현상, 혁신학교 때문
-진흙탕 선거,공작정치는 직선제 무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회장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가 교육감 선거 결과죠. 말씀드린 대로 17개 시․도 가운데 총 13곳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습니다. 2010년에 진보 성향 교육감이 6곳에서 당선된 것과 비교한다면 2배 이상 늘어난 셈인데요. 그런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즉 교총에서는 이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며 헌법소원도 고려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전교조에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양쪽을 차례로 연결해 보죠. 먼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안 회장님, 안녕하세요?

◆ 안양옥>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도대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을 보셨기에 교육감 선거 끝나자마자 폐지해야 된다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 안양옥> 비단 이번 선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2010년에 첫 번째로 지방자치단체장과 동시선거 했던 교육감 직선제에서 나타난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많은 교육감들이 현직에서 사실 물러나게 되고, 그로 인해서 교육현장에 미치는 폐해는 대단히 심각했습니다.

◇ 김현정> 일단 뽑히고 나중에 뭔가 비리가 발견되면서 중간에 바뀐다든지 이런 것들이요?

◆ 안양옥> 네. 그래서 지난 4년 동안 교총 회장으로서 줄기차게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와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그 근거는 헌법 제31조 4항에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해야만, 학교 현장이 안정적으로 미래의 우리의 세대들을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올 초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전교조와 저희도 주장을 해서 같이 논의했는데요. 교육경력 부문만 됐지 사실 가장 본질적인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견이 갈리는 바람에 근본적인 논의를 못 했고요. 사실 이렇게 된 후에 이번 선거에 나타나는 진보와 보수 프레임을 넘어서서 교육감 선거 자체가 국민들한테 매우 실망스럽게 작동되는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정치 선거보다도 더 심대한 문제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건 무슨 말씀이실까요. 사실은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하면서 그때 가장 중요하게 들었던 명분 중에 하나가 교육이 정치적으로 독립을 하자. 즉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주자는 거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지금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시네요?

◆ 안양옥> 가장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중에 하나이기는 합니다마는 가장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가 직선제입니다. 직접적 민주주의 아닙니까? 민주주의의 원리에는 물론 직접적 민주주의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사실상 간선제도 있고, 임명제도 있고요. 많은 제도 안에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또 다른 원리입니다. 그런데 꼭 직접적 민주주의가 가장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해서 87년 민주화 이후에 지나치게 민주화의 기본원리만 작동하는데요.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인 직접적 민주주의의 이 직선제를 하게 되면 정치적 소용돌이에 학교 현장이나 모든 구성원이 빠지게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직선제를 실시한 이후에 정말로 정치적 소용돌이에 학교가 빠지고 있습니까?

◆ 안양옥> 실제로 빠졌지 않았습니까? 여러 가지 교육감들의 직선제로 선출권력이기 때문에, 당선되고 난 다음에는 자신들 개인일 수도 있고 그 일정 부분의 집단들이 추구하는 여러 가지 정책들, 실험학교적 정책들을 무차별로, 각 지역별로 학교 현장에 내보냅니다. 그리고 학교 현장은 거기에 맞춰서 준비도 안 되면서 가르치게 되고요. 그로 인해서 교육감 권력의 남용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떤 교육감이 오느냐에 따라서 정책이 오락가락 바뀌는 것, 그 배후에는 어떤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안양옥> 아니, 교육감이 선출되면 투표에 의해서 선출됐기 때문에 자기의 교육감 권력이 생기게 되죠. 제가 보기에는 그런 부분은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행정을 서포트해야 되는데요. 자신의 이념적인 접근 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교육방법론 특히 실험주의적 교육정책을 강조하게 되고 그러면 인사권을 강하게 갖고 있는 교육감에게 학교 현장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고스란히 그 폐해는 학교 현장의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돼요. 왜냐하면 교사들이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런 학교 방향을 강제로 밀어붙임으로 인해서요.

그리고 뿐만 아니라 직선제의 폐해는 이런 부분입니다. 교육감이 당선되면 선 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 필연적으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 보이지 않은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작동하게 되는데요. 그 부분에 일일이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마는 특히 인사 문제에서 그런 부분이 작동하면서 학교가 정치판화가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실험주의적인 정책을 너무 많이 쓴다고 지적하신건 결국은 지금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이렇게 압승한 것에 대한 우려로 들리네요?

◆ 안양옥> 그렇습니다. 저는 축하드리고요. 또 나름대로의 장점은 있는 분들이라고 봅니다마는 제가 보기에는 아마 재선된 진보 교육감분들은 상당히 중도적인 정책을 펴실 거라고 보는데요. 새로 당선된 분들은 또 너무 과도한 의욕으로 인해서 실험주의적이고 또 나름대로 극진적인 정책을 시행하다가 보면 그게 또 다른 현장의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조언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회장님? 이번 선거 결과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경쟁주의적인 기존의 교육방식에 대해 어떤 변화를 요구한 것, 이런 민심의 반영이라고 생각 안 하십니까?

◆ 안양옥> 그건 좀 제가 보기에는 그런 관점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겠고요.

◇ 김현정> 그럼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진보 교육감을 선택했다고 분석하세요?

◆ 안양옥> 그런데 진보나 보수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자꾸 거기에 잣대를 대고 비교해서 나누는 건 온당하지 않을 것 같고요. 특히 학부모님들이 물론 협력이라든가 여러 가지 가치들. 학생들의 자유 이런 것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건 사실입니다마는 경쟁이 없는 교육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또 공정한 경쟁을 해야 되죠. 그래서 경쟁이라는 건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추구해야 될 교육적 가치고요. 경쟁이 없는 교육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과도한 경쟁을 추구하는 제도나 정책은 보완이 될 수도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일단 말씀을 듣겠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안양옥 회장님 고맙습니다.

◆ 안양옥> 네, 고맙습니다.

자료사진

 



◇ 김현정> 이번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입장 들어보죠.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정훈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정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총측에선 '이 교육감 직선제가 우선 헌법 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독립성에 위배된다, 지금 교육현장이 너무나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 이 말씀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정훈> 어떤 직책에 있는 사람들을 임명하거나 뽑는다는 개념이 하나는 임명제이고요 하나는 선출제인데요, 선출제는 간선제와 직선제가 있는데 교육감이나 교육의원의 경우에 교육계에서는 이미 임명제 또는 간선제, 직선제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그 와중에 현실적으로 제일 타당한 제도가 교육감 직선제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학부모나 교사 그리고 국민들이 모두 함께 관심을 가지면서, 그러면서도 교육의 전문성을 추구할 수 있는 제도이기때문입니다. 여기 전문성을 추가할 수 있는 건 교육감 후보자의 경력 조항에 교육 경력이 반영된 조항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자주성인데 임명제와 달리, 임명제는 이미 7,80년대 옛날 대한교련(대한교육연합회) 시절 돗자리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의 정치권력의 시녀 역할을 했던 게 교육이었고 교육이 그야말로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벗어나기까지 간선제를 거친 다음에 직선제에 와서 비로소 교육이 스스로의 자주성을 가지고, 아까 안양옥 회장님이 말씀하셨던 학생들에게 협력을 강조하고 그나마 학교에서의 수평적 권력구조를 강조하면서 민주적인 절차가 우리 사회에 기초적으로 자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게 교육감 직선제였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앞서 교총에선 가장 큰 문제점으로 두 가지 정도를 지적하셨는데요. 그 중 하나는 특히 진보 교육감들이 들어와서 너무나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정책들을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 현장에다가 쏟아낸다. 그랬다가 또 다른 교육감이 오면 정책이 또 바뀌어버리고 오락가락하더라. 이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요?

◆ 김정훈> 과연 실험적이고 파격적이었는지 되물어볼 얘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이었다면 지난 이명박 정권 때 이주호 장관이 실시했던, 아무 때나 교육과정을 바꿔버리고 그리고 갑자기 특권학교인 자율형 사립고를 세우면서 학교 현장을 고교 서열화 체제로 세웠던, 그런 학생들을 또는 교육의 실험체제로 만들었던 정책이 문제였던 거고요. 학생들에게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게 할 수 있고 그리고 선생님들이 스스로 무엇을 가르칠까를 고민하면서 하는 그 체제가 소위 학교 혁신이고 혁신학교 체제였습니다.

특히 혁신학교는 일부 6개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 시작해서 쭉 시행하면서 많은 학부모들의 동경을 받았고, 진보 교육감이 아닌 지역에서도 진보 교육감 지역의 교육을 선호하는 현상이 생긴 게 사실입니다. 교육감이 바뀌니까 이 정책을 바꾸었던 지역은 오직 한 곳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어디인가요?

◆ 김정훈> 서울이었고요. 그 서울의 문용린 교육감이 이번에 낙선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럼 이건 어떤 가요? 어제 선거를 통해서 이렇게 당선이 되다 보니까 자기 선거캠프에 있던 사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한테 한 자리씩 챙겨줄 수밖에 없는 폐해도 있더라, 어떻습니까?

◆ 김정훈> 보은 인사라고 하죠. 일반 정치권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과연 6개 진보교육감 지역에서 한 자리씩 챙겨주는 인사가 있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보수 측에서 공격을 많이 하는데요. 실제로 한 자리씩 챙겨주고, 로비가 있었고 하는 지역들은 진보 교육감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아니라 나머지 지역이었고요.

예를 들어서 임혜경 부산교육감 같은 경우에 옷 로비사건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낙선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비리냐 아니면 청렴도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했던 분들 다 낙선됐습니다. 그래서 충북 교육감이 당선된 데에도 충북 전 교육감의 비리문제, 심각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얘기하는 분들도 계세요.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계에서 선거가 선거를 치르다 보면 공작정치 얘기가 나오고 진흙탕, 흑색선전 난무하면서 정치선거 못지 않게 난장판이 되는 걸 많이 본다. 교육 선거인데 이렇게 치러지는 것은 아이들 보기에도 안 좋은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요.

◆ 김정훈> 이른바 민주진보 교육감이 13분이나 당선이 됐는데, 세월호 참사 앞에서 정말 진정한 반성이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13분 당선된 분들이 공작 선거를 하거나 진흙탕 선거 한 것 없거든요. 그리고 더군다나 아버지 이야기한 적도 없습니다. 결국 진흙탕 선거나 공작정치, 이걸 이끌었던 분들이 사실은 대부분 패배한 분들이고요. 그 패배한 분들이 이끌었던 보수프레임, 그리고 교육을 획일적인 통제시스템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한 자리를 하려고 하는 자리로 생각했던 분들의 문제이지 직선제란 제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뭐 하나하나 제가 다 예를 들 수는 없습니다마는 선거 과정에서 과열이 되면서 분명히 네거티브가 진보 쪽에서도 나오기는 나왔거든요?

◆ 김정훈> 우리가 네거티브라고 하는 건 상대의 정책에 대해서 정확히 비판할 지점은 비판할 때, 소위 부정적 요소에 대한 얘기도 할 수는 있습니다, 열거하는 부분 중에요. 그런 부분에서이지 그야말로 진흙탕 선거라거나 공작정치라고 할 부분은 거의 진보 쪽에서 나왔다기보다는 보수 쪽에서 나온 프레임 아닌가 생각하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한다면 스스로의 반성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헌법소원까지도 교총에서 내야되겠다는 입장인데 여기에 대해서 전교조의 입장을 정리해 주시죠.

◆ 김정훈> 교육 자체와 관련해서 교총과 마찬가지로 교육의 자주적,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에 관해서 합의했던 적이 있었고요. 우리 교육의원 제도에 대해서 유지시켜야 된다는 데 합의를 했습니다. 교총이 오직 직선제라는 이유만으로 교육감 선거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그 이전에 주장했던 교육의원 제도를 존속시켜야 된다는 주장과 배치됩니다. 중요한 건 직선제라고 하는 주민통제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선거공영제의 확대 실시,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는 속에서의 교원들의 정치적 기본권 확보를 외치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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